"코로나로 글로벌 식량 위기 우려"…서울 2.7배 농경지 개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식량 개발 특임장관으로 농림부 장관이 아닌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을 지명했다.
16일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프라보워 장관에게 식량 개발과 보르네오섬 중부 칼리만탄 농경지 개발 임무를 맡겼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부 칼리만탄 풀랑 피사우(Pulang Pisau) 군에 서울 면적(6만 헥타르)의 2.7배에 해당하는 16만5천 헥타르를 농경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국방은 무기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고, 식량 부문도 국방에 포함된다"며 "식량 문제는 안보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중부 칼리만탄 농경지 개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식량 위기가 우려된다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경고로부터 시작됐다"며 "우리는 전략적으로 식량 비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경지를 개발해 쌀이 부족하면 벼를 심고, 옥수수가 부족하면 옥수수를 심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샤흐룰 야신 림포 농림 장관이 프라보워 국방 장관의 식량 관련 임무를 도우라고 지시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해 조코위 대통령에게 패배한 야당 총재다.
조코위 대통령은 작년 10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프라보워 총재를 국방 장관으로 임명해 '놀라운 포용력과 결단'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번에는 식량 개발 특임장관이라는 임무까지 맡겼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곡창지대로 개발하는 부지는 1996년 수하르토 정권 당시 '메가 라이스 프로젝트'(Mega rice project)가 추진됐던 곳과 겹친다.
수하르토 정부는 쌀농사를 위해 이탄지를 개간하다가 사업을 중단했다.
예정 부지 16만5천 헥타르 가운데 8만5천500 헥타르는 이미 농경지 기능을 하고 있어, 나머지 7만9천500 헥타르만 개간하면 된다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밝혔다.
헥타르당 2t의 쌀 생산을 목표로 하며, 1조500억 루피아(911억원)를 투입해 관개시설 등을 설치한다.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먼저 3만 헥타르에 모내기하도록 준비 중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9일 직접 농경지 개발 부지를 방문해 둘러봤고, 프라보워 국방 장관, 샤흐룰 농림 장관, 바수키 하디물요노 공공사업주택장관, 물도코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행했다.
환경 단체들은 농경지 개발 부지에 일반 토양보다 탄소저장량이 10배 이상 높은 이탄지(泥炭地·peatland)가 포함돼 있다며 환경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이탄지는 나뭇가지, 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퇴적된 유기물 토지를 말한다.
인도네시아 환경포럼 관계자는 "중부 칼리만탄에 쌀 경작지 개간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지역은 반드시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태적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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