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총선 캠페인에도 러시아 관련자 개입 시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해커 집단이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와 관련한 연구 성과 탈취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른바 '코지 베어'로 알려진 해커 그룹 'APT29'가 학계 및 제약업계의 코로나19 연구 성과를 해킹하려 했다고 밝혔다.
'코지 베어'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을 해킹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정보기관의 일환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CSC는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필수적인 노력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팬데믹에 맞서 싸우는 기관을 목표로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과 동맹들이 백신을 찾고, 글로벌 보건을 지키기 위한 힘든 노력을 계속하는 와중에 다른 이들은 무모한 행동으로 이기적 욕심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NCSC는 해커들이 스피어 피싱(특정 대상을 목표로 하는 피싱)과 일반적인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다양한 수법과 기술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이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관련 기관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정부는 이와 별개로 지난해 12월 실시된 총선 캠페인 과정에 러시아 관련자가 개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말 제러미 코빈 당시 노동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과 미국 정부가 무역 및 투자 워킹그룹에서 논의한 내용을 담은 유출 문서를 폭로했다.
코빈 대표는 이를 토대로 영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를 논의 대상에 포함했다고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우리는 (총리인 보리스) 존슨이 NHS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뒤 팔려고 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총선은 이제 NHS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이후 문서 유출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라브 장관은 "러시아 관련자가 불법적으로 획득한 정부 문서를 온라인을 통해 확산시킴으로써 2019년 총선에 개입하려고 했던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라브 장관은 "총선 당시 러시아의 광범위한 활동이 있었는지는 증거가 없지만, 우리 민주적 절차에 대한 어떠한 개입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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