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지사, 마스크 의무화한 애틀랜타 시장 소송…"허용된 권한 넘어"
트럼프 충성파 vs. 바이든 러닝메이트 후보 간 대결 구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온 마스크 착용 문제가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와 관련해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발표했다.
조지아주의 주도인 애틀랜타시는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는데 이것이 카운티·시 정부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한 주지사의 행정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애틀랜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물거나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을 살 수 있다.
켐프 주지사는 그러나 이미 전부터 카운티·시 정부가 주의 지침보다 더 강한 규제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시행해온 점을 들어 마스크 의무화를 금지했다.
보텀스 시장이 허용된 권한을 넘어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는 게 주지사 측 입장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는 행정명령에서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한다고 밝혔다.
켐프 주지사는 트위터에 "이번 소송은 이 어려운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애틀랜타의 기업·점포 주인과 열심히 일하는 그 직원들을 대표해서 제기하는 것"이라고 썼다.
켐프 주지사는 이들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지역의 선출직 공무원은 기업체·가게를 문 닫고 경제 성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보텀스 시장은 반발했다. 보텀스 시장은 17일 CNN에 나와 켐프 주지사가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소송으로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텀스 시장은 전날에도 트위터에 "납세자의 돈을 더 잘 쓰는 것은 (코로나19) 검사와 감염자의 접촉자 추적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썼다.
보텀스 시장은 또 이날 NBC 방송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위반했다고 자신이 지적한 뒤 소송이 제기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방문했는데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고, 보텀스 시장은 이를 두고 대통령이 시 법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켐프 주지사는 친(親)트럼프 충성파로 꼽혀온 인물이고, 보텀스 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소송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간 대리전 성격을 띤다고도 볼 수 있다.
보텀스 시장은 "주지사는 자신의 권한과 도를 넘어섰으며 우리는 법정에서 그를 볼 것"이라며 "나는 절대적으로 내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