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라임 후폭풍'에 사모펀드 개인 판매 급감…20조 아래 임박

입력 2020-07-19 06:07  

'DLF·라임 후폭풍'에 사모펀드 개인 판매 급감…20조 아래 임박
5월말 개인투자자 대상 판매 잔액 20.7조…11개월째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금융회사가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한 사모펀드의 잔액이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잇따른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고객 신뢰가 추락하면서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 잔액이 약 2년 만에 20조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20조7천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천억원 줄었다.
2018년 7월 말(20조8천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인 판매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27조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6월이나 7월 말 기준으로 잔액이 20조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개인 판매 잔액은 2018년 6월(20조3천억원) 처음으로 20조원대에 진입한 이래 꾸준히 20조원대를 유지했다.
전체 사모펀드 판매 잔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줄어 지난해 6∼7%대에서 올해 5월 말 5.0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등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불완전판매 문제도 불거지면서 판매사들이 개인 고객을 상대로 적극적인 사모펀드 영업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판매 잔액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이 잇따르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과 투자 고객 모두 방어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DLF 사태와 라임 사태에 더해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
판매사들은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선보상, 선지급 등으로 사적 화해를 추진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가 상대적으로 많은 사모펀드 투자자의 이탈을 막으려면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녹아든 조치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증권사는 라임 펀드 손실분의 일부를 보상해줬는데 고객들이 보상액을 그 증권사 상품에 다시 투자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액(1조6천억원) 가운데 사적 화해가 추진되는 금액은 약 70%(1조1천억원)다.
판매사와 피해 고객 사이에 순조롭게 사적 화해가 이뤄지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도 있다.
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 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논평에서 "선지급, 선보상으로 반환되는 금액은 대상 금액의 51% 이하로 최대로 수령할 경우 약 6천억원 정도"라며 "이마저도 판매사가 제시한 소송이나 민원 취하와 같은 불리한 조건이 전제로 깔려있어 수령 동의를 하지 않은 피해자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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