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서 기도·설교로 코로나 급속 확산…인도네시아인 436명 등 외국인 956명 재판에 회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 선교단체인 타블리기 자마아트(Tablighi Jamaat)가 올해 3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했다가 지금까지 발이 묶인 인도네시아인 신자 436명이 인도 현지에서 재판에 회부됐다.
이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번졌기에 참석자들은 감염법과 재난관리법, 이민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19일 인도와 인도네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타블리기 자마아트 행사에 참석했던 36개국 소속 외국인 선교사·신자 956명을 재판에 넘겨 차례로 재판 중이다.
타블리기 자마아트는 3월 13일∼15일 인도 뉴델리 니자무딘에 있는 건물에서 국내외 신자 9천여명이 참석한 이슬람 부흥 집회를 개최했다.
좁은 공간에서 밀집한 상태로 기도, 설교 등이 진행됐고 집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인도 곳곳으로 되돌아가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인도판 '신천지 사건'이 발생하자 인도 정부는 3월 22일부터 국제선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고 국가 봉쇄령을 발동, 현재 대부분 규제를 완화했지만, 국제선 운항은 이달 31일까지 끊긴 상태다.인도에서는 4월 중순까지 감염자 가운데 5천명 이상이 타블리기 자마아트 행사 참석자 또는 접촉자인 것으로 추산됐다.
타블리기 자마아트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올해 3월 개최한 부흥 집회에서 1천700명 이상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고, 같은 달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고와에서 개최한 부흥 집회도 첫날 취소하기는 했지만, 감염자가 속출했다.
인도 사법부는 타블리기 자마아트 행사 참석 외국인 신자들과 차례로 유죄협상(플리바게닝)을 벌여 벌금을 결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적자 60명은 7천 루피(11만2천원)씩, 태국 국적자 34명은 6천 루피(9만6천원)씩 벌금을 내고 풀려났다.
판사는 당초 벌금 1만5천 루피(24만원)를 제시했으나, 변호사들이 "일부는 학생이거나 은퇴한 사람이니 깎아달라"고 요청해 벌금을 낮췄다. 재판 후 말레이시아인들은 전세기로 귀국했다.
재판부는 미얀마·스리랑카·나이지리아·케냐·탄자니아·말리·지부티 국적자들의 벌금은 5천 루피(8만원), 네팔 국적자는 4천 루피(6만4천원)로 정했다.
인도네시아 국적자는 14일 150명, 15일 197명, 16일 89명 등 총 436명이 인도 법원에서 재판받았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자국민 436명 대부분이 유죄협상을 신청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앞선 사례에 비춰 5천 루피∼1만 루피의 벌금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재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이들을 인도네시아로 데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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