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도심서 소규모 진행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주요 도시에서 야당 소속 주지사 세르게이 푸르갈 구속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관영 타스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바롭스크주(州) 주도 하바롭스크시에서는 50명 이상의 주민들이 정오부터 지방정부 청사 앞 레닌광장에 모여 푸르갈 주지사의 구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시작된 지 1시간 30분만에 마무리됐지만 이날 저녁 재개될 수 있다고 타스는 덧붙였다.
하바롭스크주와 인접한 연해주(州)의 주도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도 푸르갈 주지사의 구속에 반발한 주민 약 100명이 시위를 진행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도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유대인 자치구, 아무르주 등지에서 연대 시위가 열렸다.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현장을 취재한 기자를 인용해 최대 5만명이 가두행진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규모는 하바롭스크뿐 아니라 극동에서 열린 역대 시위 가운데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지방 정부들은 대규모 집회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위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앞서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 수사위원회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9일 아침 출근 중이던 푸르갈 주지사를 하바롭스크의 자택 인근에서 전격 체포했다.
현재는 수천km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로 압송한 뒤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푸르갈 주지사가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극동 하바롭스크주와 아무르주에서 자행된 범죄조직의 기업인 살해와 살해미수 사건 등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푸르갈 주지사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 출신인 푸르갈 주지사는 2018년 9월 지방 선거에서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야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하바롭스크 주지사에 선출됐다.
일각에선 푸르갈 수사와 관련, 오는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렘린궁이 반(反)중앙정부 성향이 강한 하바롭스크 주지사를 본보기로 삼아 '야권 손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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