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광역지역 간 이동 정상화 뒤 코로나 확진자 폭발적 증가

입력 2020-07-19 16:52  

日광역지역 간 이동 정상화 뒤 코로나 확진자 폭발적 증가
NHK 분석…지역 간 이동자제 요청 완화 한 달 만에 11배↑
정부, 지역 간 이동 '여행 장려 캠페인' 제한적으로 강행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단체) 간의 이동 자제 요청을 완화한 지 1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와 오사카 등 확진자가 많이 나온 7개 광역지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차 긴급사태를 선포한 뒤 전국으로 확대했다가 5월 25일 모두 해제했다.
이후 대외 활동 자제 요청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다가 6월 19일을 기해 광역단체 간의 이동 자제 요청을 거둬들였다.
19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한 달 동안 일본 전역에서 확인된 신규 확진자 수는 6천930명으로 하루 평균 231명이다.



지역별로는 도쿄도(都)가 가장 많은 3천517명이고, 그다음이 사이타마(埼玉)현(690명), 가나가와(神奈川)현(540명), 오사카부(府)(531명), 지바(千葉)현(348명) 순으로 나타나 대도시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하루 신규 감염자 수는 광역지역 간 이동 자제 요청이 풀린 지난달 19일 전국에서 58명에 그치던 것이 전날(18일)에는 662명을 기록해 불과 1개월 만에 11배가량 폭증했다.
NHK는 출장이나 여행으로 도도부현 경계를 넘은 뒤 돌아왔다가 감염된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며 도도부현 간 이동자제 요청을 완화한 것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킨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대응 주무부처인 후생노동성은 도도부현 경계를 넘는 이동을 할 때 밀집, 밀접, 밀폐 등 이른바 '3밀'(密) 환경을 피하는 등 감염 예방 대책을 철저히 하도록 호소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도쿄도를 출발·목적지로 한 경우만 제외한 채 오는 22일부터 여행 장려 캠페인인 '고 투(Go To) 트래블'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예산 1조3천500억엔(약 15조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내 여행 비용의 50% 상당(1박 기준 1회에 최대 2만엔)을 보조하는 사업이다.
애초 8월 중순 시작할 예정이었다가 바다의날(23일)과 체육의날(24일) 공휴일이 끼어 일본에서 나흘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인 오는 22일부터 전면 시행하는 것으로 앞당겼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도쿄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와 정치권에서 조기 시행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 측은 일단 도쿄도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는 경우에는 여행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채 제한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 매체는 거의 예외 없이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지금 단계에선 경기 진작 정책보다는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연기를 지지하는 의견을 내는 등 일본 국민들도 대체로 정부 쪽의 강행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지사회는 19일 열린 코로나19 대책 논의 화상회의에서 향후 감염상황을 주시하면서 고 투 트래블 사업의 적용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다소 모호한 입장을 담은 긴급제언을 정리했다.
전국지사회는 정부에 전달할 이 제언에서 "지역경제의 조기 회복을 도모하는 것으로는 효과를 기대한다"면서도 "감염 확산의 요인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구마모토(熊本)현을 비롯한 규슈(九州) 등 폭우 피해 지역에선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 점을 들어 이 캠페인을 지속적인 수요 촉진 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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