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무 "중국, 위구르족 인권탄압 극심"…제재 예고

입력 2020-07-19 23:18  

영국 외무 "중국, 위구르족 인권탄압 극심"…제재 예고
라브 장관 "신장서 중대하고 극심한 인권 유린…가만히 있지 않을 것"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 외무장관이 중국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무슬림에 대해 극심한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강행과 영국의 화웨이 퇴출에 이어 영·중 간 갈등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신장 지역에서 중대하고도 극심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라브 장관은 신장의 위구르족 무슬림들에 대한 산아제한과 집단수용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매우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이런 일이 국제사회를 이끄는 주요 국가(중국)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중국과의 긍정적 관계를 바라지만, 그런 행동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영국도 신장 위구르족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상대로 제재를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신장 지역에서는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강제수용소에 억류되고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 여성들을 상대로 강제 산아제한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의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하는 등 미국이 신장 위구르족 문제 고리로 중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의 집단수용소와 산아제한 등의 보도는 거짓이라면서 영국이 제재에 나설 경우 반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류샤오밍 주영대사는 BBC 방송 인터뷰에서 "위구르족은 중국 내 다른 소수민족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중국을 상대로 한 많은 가짜 의혹 제기들이 있다. 신장에 집단수용소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중국의 개인 그 누구에게도 제재를 가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 장관이 위구르족을 심각하게 탄압한다면서 중국을 맹비난한 것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과 화웨이의 영국 퇴출의 연장선에 있다.
영국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홍콩 반환의 조건이었던 '일국양제'를 파기해버리자 과거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소지한 290만명에 달하는 홍콩의 주민에게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이민법도 개정했다.
영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퇴출을 핵심동맹국인 미국과 호주가 줄기차게 요구하자 최근 이를 수용, 내년부터 화웨이의 5G 장비 구매를 중단하고 2027년까지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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