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 중단한다…중국 "단호히 반격"(종합)

입력 2020-07-20 17:12  

영국,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 중단한다…중국 "단호히 반격"(종합)
위구르족 탄압 이유로 제재 움직임…중국, 즉각 보복 예고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김윤구 특파원 = 영국이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이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영국에 내정간섭을 멈추지 않으면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해 중국 제재안 중 하나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하거나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라브 장관은 20일 의회에서 제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또 인권 탄압을 저지른 중국 측 기관과 개인에게 이른바 '마그니츠키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제재는 미국이 2012년 도입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에서 나온 것으로, 러시아 권력층의 부패를 폭로했다가 의문사한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사건을 계기로 국제 사회가 인권 유린국에 내리는 자산 동결, 비자 발급 제한 등의 조치를 뜻한다.
영국이 중국 측에 내리려는 제재에는 여행 제한, 자산 동결 등이 포함됐다. 영국은 앞서 러시아, 미얀마, 북한, 사우디 아라비아 국적자에 이 같은 제재를 내린 바 있다.
앞서 라브 장관은 19일 보도된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해 "영국은 중국과의 긍정적 관계를 바라지만, 그런 행동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제재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협력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앞서 캐나다와 호주가 각각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국과 중국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왕원빈(汪文斌·49) 신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이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다"면서 "중국은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영국이 잘못된 길을 계속 걷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국은 내정간섭에 대해 반드시 단호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대변인은 아울러 라브 장관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인권 침해 문제를 강조한 데 대해 "이는 순전한 날조이자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국 측이 제기한 신장의 강제 불임수술 의혹에 대해서도 "완전한 헛소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장 문제는 인권과 종교 문제가 아니며 폭력과 테러리즘, 분열의 문제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재차 되풀이했다.
류 샤오밍 중국 주영 대사도 앞서 BBC 방송에 출연해 영국의 움직임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하고 즉각 보복을 예고했다.
그는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모든 소수민족을 "평등하게" 대우하고 있으며,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상대로 거짓 혐의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영국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퇴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맞선 이민법 개정 등으로 중국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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