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시냅스 제거' 오작동 막는 단백질 찾았다

입력 2020-07-20 15:28   수정 2020-07-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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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시냅스 제거' 오작동 막는 단백질 찾았다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등 새 치료법 개발 기대
미 텍사스대 의대 연구진, '네이처 신경과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노인성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뉴런) 연접부인 시냅스가 과도하게 파괴돼 생기는 병이다. 조현병도 비슷한 시냅스 파괴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신경질환의 발생과 연관된 시냅스 파괴를 차단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미국 샌 안토니오 텍사스대 건강과학 센터(UC 헬스 샌 안토니오)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UC 헬스 샌 안토니오의 게크 밍 시아(Gek-Ming Sia) 조교수팀은 저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최신 호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20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이 단백질 생성을 늘리는 약제가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전혀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이 나올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인간은 만 12세부터 16세까지 시냅스 생성이 대부분 완료된다. 하지만 약 20세가 될 때까진 필요 이상으로 생긴 시냅스를 제거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는 '보체계(complement system)'라는 뇌 면역 경로가 관여하는 정상적인 뇌 성숙 과정의 한 부분이다.
생물체의 보체계는 손상된 세포나 미생물의 제거, 염증 촉진, 항체 및 식세포 능력 강화 등을 하는 면역계의 일부를 말한다.
보체계의 시냅스 제거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되면 뇌의 시냅스는 생성과 제거 간의 균형점에서 안정을 유지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신경 질환 환자는 다르다. 뇌 조직이 손상되면서 보체계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갑자기 많이 생성돼 과도한 시냅스 손실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알츠하이머병이다.
시아 교수는 "보체계 단백질은 시냅스에 저장돼 있다가 발달 과정에서 시냅스를 먹어치우라는 신호를 면역세포에 보낸다"라면서 "이와 반대로 면역세포에 시냅스를 먹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의 뇌에서 보체계 단백질을 제거하면 신경 퇴행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뇌에서 보체계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에 관한 임상 데이터가 전혀 없었다.
연구팀이 이번에 동물실험에서 발견한 건 SRPX2라는 보체계 억제 단백질이다.
실제로 이 단백질 생성 코드를 가진 유전자가 결여된 생쥐는 보체계가 지나치게 활성화해 시냅스의 과도한 제거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한걸은 더 나아가, 뉴런에 따라 생성되는 보체계 억제 단백질과 보호하는 시냅스가 다른 이유 등을 밝히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시아 교수는 "이 부분이 규명되면 왜 신경질환마다 먼저 손실되는 시냅스 부위가 다른지, 왜 어떤 사람은 보체계 억제 단백질 수위가 낮은데도 시냅스 손실에 취약한지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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