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보다 중앙정부 지지도 높아…"대대적인 선전작업 결과"
시진핑 반부패 사정 '인기'…"경제성장 꺾이면 정부 지지도 낮아질 가능성"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국민의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해가 지날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하버드대 연구팀은 중국 내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도시와 농촌 지역 중국인 3만1천여 명을 대상으로 장기 조사를 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중국 중앙정부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2003년 86.1%에서 2016년 93.1%로 상승했다. 2005년에 80.5%로 떨어진 적이 있지만,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방정부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자의 비율도 같은 기간 43.6%에서 70.2%로 올라갔다.
2003년에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지방 관료들이 "말만 많을 뿐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나, 2016년에는 55%가 지방 관료들이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중국인의 지방정부에 대한 만족도는 중앙정부에 대한 만족도보다는 낮았다.
이는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중앙정부 지도자들보다 더 큰 인기를 얻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이러한 경향은 중국과 베트남에서 뚜렷한데, 이들 나라에서 중앙정부는 대대적인 선전 작업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한다"며 "반면에 사람들이 그 실상을 잘 아는 지방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한 반부패 사정에 대한 지지도 높았다.
시 주석이 집권하기 전인 2011년에 중국 정부의 반부패 노력에 대한 지지도는 35.5%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의 반부패 사정이 절정에 올랐던 2016년에는 그 지지도가 71.5%로 껑충 뛰었다.
정부 관료들이 대체로 '깨끗하다'고 보는 응답자의 비율도 2011년 35.4%에서 2016년 65.3%로 뛰어올랐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알프레드 우 교수가 1995년부터 2018년까지 한 장기 조사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하락했지만, 2013년 이후 다시 올라가 2018년에 정점에 이르렀다.
우 교수는 "정부에 대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집단은 교육 수준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며 "이는 교육 수준이 올라갈수록 정부의 선전 작업이 효과를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 정부가 급증하는 대중의 불만을 억누르고 있어 '사회적 화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중국이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중국 국민의 태도는 물질적 행복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이며, 만약 경제나 환경의 문제가 나타나거나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펼 때는 정부 지지도에 타격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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