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코로나로 1년 미룬 것" 해명에 언론 "시기도·생각도 부적절"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군이 고위 장성 및 요인(VIP)용으로 500억원에 가까운 고가의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 소식통은 육군이 2021 회계연도에 13억4천 밧(약 492억원)에 달하는 새 중형 항공기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애초 해당 구매는 2020 회계연도 계획에 포함돼 있었던 것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2021 회계연도로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이 구매하려는 항공기는 걸프스트림 에어로스페이스사의 G500 기종으로 알려졌다.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G500 기종은 19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제트 항공기다.
새 항공기는 군 주요 인사와 요인(VIP) 탑승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소식통은 30년 넘게 운용 중인 비치크래프트 1900yf 기종 제조사가 해당 항공기 생산을 중단하면서 부품을 공급할 수 없다고 알려옴에 따라 새 항공기로의 교체가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높다. 무엇보다 때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태국 경제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8.1%나 후퇴할 것으로 태국 중앙은행은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5%가량을 차지하는 관광 산업이 국경 봉쇄로 고사 직전인 데다, 실업 문제도 예사롭지 않은 상태다.
방콕포스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최대 1천만명이 연말까지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르고 이미 5만개나 되는 소규모 요식업이 문을 닫았다"면서 "이런 곤경 속에서도 군은 여전히 호화 자가용 비행기의 구매 계획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적었다.
신문은 또 코로나19 사태 와중이 아닌 평소라도 고위 장성들과 VIP만을 수송하기 위한 항공기가 왜 군에 필요하냐면서 특권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신문은 군의 주요 임무는 안보를 유지하고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VIP들을 실어 나르는 게 긴급하고도 중요한 임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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