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실업 지표 악화와 핵심 기술기업 주가 급락으로 하락했다.
2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3.51포인트(1.31%) 하락한 26,652.3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36포인트(1.23%) 내린 3,235.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4.71포인트(2.29%) 급락한 10,461.4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실업 관련 지표와 주요 기술기업 실적 및 주가 동향, 미·중 갈등 및 부양책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고용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0만9천 명 늘어난 141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16주 만에 다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130만 명보다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용이 다시 타격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표로도 확인됐다.
다만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 보험을 청구한 규모는110만7천 명 감소한 1천619만7천 명으로 집계됐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점도 시장전반을 압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는 전일 장 마감 이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S&P500 지수 편입 조건도 충족했다.
하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테슬라 주가는 장 초반 상승했지만, 고평가 인식 등으로 급반락해 약 5% 내려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양호한 실적에도 계열사인 링크트인의 부진 등이 부각되면서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인 끝에 4.3% 이상 하락했다.
애플 주가도 4.5% 넘게 급락했다. 골드만삭스가 신제품 출시 시점의 불확실성 등을이유로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매년 9월의 신제품 발표 행사가 10월 후반으로 연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도 한층 고조되면서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미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중국 영사관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기소한 중국인 군사 연구원을 샌프란시스코주재 중국 영사관이 은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미국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 등지의 미국 영사관 폐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예정된 공개 연설에서 중국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직설적으로 언급할 것이라고 연설 원고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합의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전일 추가 부양책에 대해 잠정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핵심 쟁점인 실업보험 지원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실업보험 관련 공화당 방안은 소득의 약 70%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실업보험 지원을 일시 연장하자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실업보험 지원을 축소하는 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공화당의 부양책 공개가 임박한 만큼 정치권이 결국은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는 유지되는 양상이다.
므누신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하는 급여세 감면은 부양책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빠른 협상 타결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 누적 확진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15일 만에 약 100만 명이 늘어나는 등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2.63% 급락했다. 커뮤니케이션도 1.94% 내렸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7월 관할 지역 제조업 합성지수가 3으로, 전월의 1보다올랐다고 발표했다.
콘퍼런스보드는 6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2.0% 상승한 102.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 2.1% 상승에는 다소 못 미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 재확산 등에 따른 고용회복 둔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머니마켓 담당 경제학자는 "선벨트 지역의 코로나19 확산과 다른 주들에서의 경제 재개 지연이 또 다른 라운드의 해고를 촉발하면서 고용시장회복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24% 상승한 26.0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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