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1분기 1조원 적자보다 개선, 작년보다는 적자 확대
코로나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 등이 발목…3분기는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에쓰오일(S-OIL)이 지난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1천6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손실의 규모를 상당히 줄였지만, 작년 동기(905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적자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악재를 완전히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번 2분기 영업손실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693억원을 137% 상회한다. 순손실은 669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회사측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쌓인 높은 재고부담으로 정제마진 부진(마이너스)이 지속됐으나 5월 이후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되고 유가가 오르면서 전분기 대비 재고 관련 손실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3조4천5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4.8%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인 5조1천984억원에 비해서도 33.6% 줄어든 것이다.
에쓰오일측은 "회사의 적극적인 판매활동으로 판매량이 6% 이상 늘었지만 유가 하락으로 제품가격이 떨어지면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매출 2조5천915억원으로 전체의 75.1%를 차지하는 정유부문에서 3천587억원의 적자를 냈다.
석유화학(911억원), 윤활기유(1천33억원) 부문의 이익을 정유쪽에서 까먹은 것이다.
정유 부문은 그동안 쌓여 있던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아로마틱계열의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역내 설비 가동률 조정에도 불구하고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이익이 축소됐다.
벤젠 스프레드는 수요 부진과 중국 내 높은 재고로 인해 가격이 급락했다.
이에 비해 올레핀 계열 PP 스프레드는 원재료인 납사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에서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세계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낮은 원료 가격에 힘입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정유 4가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정유사들도 1분기보다 손실폭은 줄이겠지만 적자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분기는 상반기의 부진을 떨치고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 완화로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제마진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점진적인 수요 회복과 안정적인 원유가로 인해 전분기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이날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3분기에 이미 계획되어 있던 1번 상업정제시설(CDU) 정기보수외에 인위적인 가동률 조정은 없을 예정"이라며 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울산 2단계 석유화학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코로나19의 이동제한으로 인해 회의가 불가능하다 보니 진행이 약간 지연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프로젝트의 지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초기 검토했던 것보다 견고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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