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털 정리기·니플밴드도 인기…지난해 남성 색조 매출 60% 증가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처음에는 가슴에 뭘 붙인다는 게 어색했는데 지금은 안 붙이고는 못 나갈 지경이에요. 예전에 놀리던 친구들도 지금은 따라서 산다니까요."
남성 직장인 한모(28) 씨는 여름이 다가오면 니플밴드(얇은 옷을 입을 때 속살이 옷 밖으로 비치거나 튀어나오지 않게 하는 스티커)부터 주문한다.
최근 한 씨처럼 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그루밍족' 남성이 많아지면서 기초 화장품뿐 아니라 니플밴드를 비롯한 각종 관리 용품, 색조화장품 등 다양한 남성용 뷰티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간 남성용 스킨과 선케어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 24%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스킨, 로션 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올인원(all-in-one) 제품 대신 기능별·목적별로 세분된 제품과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하는 젠더리스(genderless)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G마켓 관계자는 26일 "남성들 사이에서도 기초 화장품이 인기"라면서 "이에 더해 다리털 숱을 정리하는 도구인 레그 트리머나 니플 밴드 등을 찾는 손길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CJ올리브영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남성용 니플밴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했다.
기초뿐 아니라 색조 화장품을 찾는 남성도 늘고 있다.
올리브영에서는 지난해 남성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파운데이션과 비비크림 외에도 최근에는 컬러 립밤과 아이브로우 제품(눈썹 화장품), 컨실러(국소 부위의 잡티를 가리는 화장품)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이 관심을 얻고 있다.
남성 뷰티 시장 성장에는 남성의 미적 기준이 거칠고 강한 인상에서 깨끗한 피부와 단정한 차림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인기를 끌면서 남성 화장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남성 그루밍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아직 남성 전용 상품에 익숙한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점차 제품 사용에 있어 성별 구분이 무너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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