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맞불 조치에 "해로운 행동 중단하라" 촉구…재보복 가능성 제기
미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중 청두 총영사관 폐쇄→미 강력경고…'보복 악순환'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며 맞불을 놓은데 대해 보복 대신 해로운 행위를 중단하라며 강력 경고했다.
'72시간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라는 미국의 초강수에 중국이 '동등한 보복 방침'을 선언, '72시간내 청두 총영사관 폐쇄 조치'로 맞대응성 조치를 하고 이에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치킨게임식 극한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중국을 '중국공산당'(CCP)으로 칭하며 "우리는 중국공산당이 '눈에는 눈'식의 보복에 관여하기보다는 이러한 해로운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휴스턴에 있는 중국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우리의 조치는 미국의 지식 재산권과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였다"고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24일(현지시간)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면서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면서 청두 영사관 폐쇄 기한과 관련, "외교는 대등 원칙"이라고 말해 미국과 동일한 72시간을 제시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중국이 이날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청두 영사관 폐쇄 방침을 통보했으며 폐쇄 기한은 72시간 뒤인 27일 오전 10시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지난 21일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에 대한 맞불성 보복 카드이다.
당시 미 국무부는 "미국인의 지식재산권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빈 협약에 따라 각 국가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3일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휴스턴이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반드시 단호한 대처를 할 것"이라며 보복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영사관 폐쇄는 미중이 수교한 1979년 이래 초유의 일로, 국교 단절 직전 단계의 외교 조치여서 양국의 관계가 공관폐쇄 '치고받기' 충돌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이번 보복 조치에 대해 미국의 재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전략 일환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돌파구 차원에서 추가로 고강도 조치의 칼을 뽑아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국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 문제와 관련, "언제나 가능하다"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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