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페이, 신용카드식 후불결제 30만원까지 된다

입력 2020-07-26 12:00  

네이버·카카오페이, 신용카드식 후불결제 30만원까지 된다
금융위, 전자금융거래법 전면 개정…선불충전 한도 200만원→500만원
'손안의 디지털 금융비서' 뜬다…개인정보 도용 따른 부정결제 금융사 책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은 30만원 한도로 후불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선불충전금 한도는 500만원으로 300만원 올라간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관리 체계 정비, 금융 사고 시 금융사의 책임 강화 등도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전자금융거래법 전면 개편을 토대로 한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는 2006년 제정 후 큰 변화가 없는 전자금융거래법이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금융 환경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전면 개선안을 마련했다.
금융위는 3분기 중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 ○○페이 후불결제 30만원까지
금융위는 대금 결제업자에 제한적인 소액 후불 결제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
후불 결제 한도는 30만원(개인별 한도 차등)이다.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한도(30만원)를 참고했다.
○○페이 계좌에 10만원이 있는 이용자가 40만원의 상품 대금을 결제하려는 경우를 보자. 결제 대금의 부족분인 30만원을 ○○페이가 대신 내주고 이용자는 추후 결제일에 30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브리핑에서 "카드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초년생 등이 편리하게 각종 페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불 결제 기능이 (카드업계 우려대로) 여신 기능으로 작동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후불 결제 규모를 직전 분기 총 결제 규모의 최대 5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후불 결제 기능이 도입되지만, 신용카드와는 달리 이자가 발생하는 현금 서비스·리볼빙·할부 서비스는 금지된다.
연체 정보는 결제 사업자 사이에서만 공유된다.
금융위는 또 현재 200만원인 선불전자지급수단 충전 한도를 50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결제 가능 범위를 전자 제품, 여행 상품 등 고가 상품까지로 넓히자는 취지다.
전자금융업자의 선불 충전금은 은행 등 외부에 예치·신탁하거나 지급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이용자 자금을 보호한다.
전자금융업자가 도산하면 이용자 자금을 다른 채권보다 먼저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도 도입한다.


◇ '손안의 디지털 금융 비서' 뜬다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페이먼트(MyPayment·지급지시전달업) 제도가 도입된다.
마이페이먼트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고객의 모든 계좌에 대해 결제·송금 등의 이체 지시를 하는 개념을 말한다.
신용정보법상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연계해 하나의 앱으로 금융자산 조회, 포트폴리오 추천뿐만 아니라 이체 등 자산 배분까지 할 수 있는 '손안의 디지털 금융 비서'가 나온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제도 역시 도입된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급여 이체, 카드 대금·보험료·공과금 납부 등 계좌 기반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이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않아도 은행 수준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단 예금과 대출 업무는 제한된다.

◇ '개인정보 도용 따른 부정 결제' 금융사 책임 명확화
전자금융 거래 사고 때 금융사·전자금융업자의 책임을 강화한다.
현재 공인인증서·보안카드 등의 위·변조, 해킹 등 특정한 기술적 사고에 대한 금융사 등의 책임을 '이용자가 허용하지 않은 전자금융거래(무권한거래)'로 생긴 사고까지 확대한다.
개인정보 도용에 따른 부정 결제는 현재 금융사의 책임이 불명확한데 앞으로는 책임 범위(이용자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에 명확히 포함한다는 얘기다.
이용자가 거래를 허용했는지는 이용자가 아닌 금융사가 입증해야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 등으로 출금 이체 동의 방식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인증·신원 확인(안면인식 등)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추진 과제다.



◇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관리 체계 정비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관리 체계도 정비한다.
금융위는 최근 증가하는 빅테크의 플랫폼 비즈니스, 금융사 등과 연계·제휴 등을 통한 영업 시 행위 규제를 도입한다.
먼저 빅테크의 지급-청산-결제 과정 투명화를 위해 외부 청산을 의무화한다.
빅테크가 이용자 충전금 등을 내부 자금화하는 것을 막고 자금 세탁 위험도 예방하려는 조치다.
빅테크의 전자금융업 합병·영업양수 시 리스크 등을 심사하기 위한 사전 인가제를 도입한다.
플랫폼을 통한 연계·제휴 영업의 규제는 보다 명확해진다.
금융회사와 빅테크가 연계·제휴한 금융상품의 제조·판매·광고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구분한다.
상품 명칭, 제조·판매·광고 주체 등에서 이용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대기업이 운영하는 '○○페이'의 광고를 통해 상품에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 사태를 겪은 일부 고객이 플랫폼의 명성을 믿고 투자했다며 원성을 쏟아내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상품 노출 순위 등에서 사업자의 인위적 개입은 금지된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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