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이관' 공 넘겨받은 NH투자…금감원과 협의 착수

입력 2020-07-26 06:07  

'옵티머스 펀드 이관' 공 넘겨받은 NH투자…금감원과 협의 착수
NH투자, 곤혹 분위기 속 "검토 중" 답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5천억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산 이관 작업과 관련해 금융감독원과 NH투자증권이 논의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효율적인 자산 회수를 위해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으로의 이관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사기 사건의 책임을 홀로 떠안게 될까 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과 NH투자증권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NH투자증권으로의 펀드 이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펀드 이관과 관련해 금감원과 NH투자증권이 협의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지난 23일 옵티머스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판매사 계열 자산운용사'로의 펀드 이관 방안을 처음으로 공식 거론한 뒤 펀드 이관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NH투자증권 계열사인 NH헤지자산운용으로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의 또다른 계열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해외 운용사와의 합작사라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100% 자회사인 NH헤지자산운용으로의 펀드 이관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 증권사다. 옵티머스가 운용한 46개 펀드 5천151억원이 환매 중단됐거나 환매가 어려운 상태인데, 이 중 NH투자증권의 판매액은 4천327억원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한다.
금감원은 옵티머스에 대한 등록 취소 등 제재 절차와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서는 기존 펀드 및 편입 자산의 이관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옵티머스 임직원 전원은 퇴사하거나 구속 상태로, 펀드 관리업무를 한시적으로 금융당국이 선임한 관리인 2명(금감원 1명·예금보험공사 1명)이 맡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리인 2명이 모든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떠맡는 구조 아래에선 적극적인 자산 관리 및 재산 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전문 인력의 체계적·전문적 펀드 관리를 위해 이관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이관은 판매사 20곳이 공동 설립한 가교 운용사(배드뱅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옵티머스 펀드는 비교적 펀드 구조가 단순하고 펀드 간 구분이 명확해 배드뱅크 설립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즉, NH투자증권 계열 운용사로의 펀드 이관 이외 다른 방안은 현실성이 낮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이관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사기와 횡령 등으로 얼룩진 옵티머스 펀드를 홀로 떠안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NH투자증권 역시 옵티머스의 고의적인 서류 위조에 속은 피해자라는 시각도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긴 어렵다"며 "현재 옵티머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펀드 이관없이) 현 상태가 당분간 유지되는 편이 더 깔끔하다"고 전했다.
관리인이 이미 선임돼 있고 판매사 쪽에서도 관리인 보조인을 상시 파견하고 있어 현 상태로도 펀드 실사나 자산 회수 작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감원과 NH투자증권은 삼일회계법인을 실사 법인으로 선정하고 회수할 수 있는 채권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옵티머스가 끌어모은 자금은 5천억원이 넘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회수 가능한 채권 규모는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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