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북미·유럽·일본 등 웃돌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최근 경기 회복 조짐에 힘입어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24일 기준 중국 주식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한 달간 13.3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주식(5.14%), 유럽주식(4.08%), 일본 주식(-0.67%) 등 다른 해외주식형 펀드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높은 수익률을 거둔 브라질(10.26%), 인도(7.41%) 등 신흥국 주식에 투자한 펀드보다도 높았다.
상품별로 보면 'TIGER 차이나 CSI300 레버리지(합성)'와 'KINDEX 중국본토 CSI300 레버리지(합성)'가 각각 29.81%, 29.64%의 수익률을 거두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에 상장된 ETF 중 7월 들어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S'(21.90%),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S CLASS'(19.68%),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파생재간접형)Cf'(19.48%) 등도 높은 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고수익률은 중국 증시가 수년간의 부진을 떨쳐내고 본격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7.29%, 9.79% 오르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4.28%), 미국 나스닥지수(3.46%) 등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상위권에 포함된 펀드들의 경우 상하이와 선전 증시 우량주 300개의 주가를 반영하는 'CSI300 지수'를 추종하거나 'FTSE 중국 A50 지수'(FTSE China A50 Index), 관련 지수 선물에 투자했다.
'FTSE 중국 A50 지수'는 상하이 및 선전증권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종목의 주가를 반영한 지수를 말한다.
이 펀드들이 1.5배의 등락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인 점도 높은 수익률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중국 주식을 '직구'하는 경우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예탁원을 통한 중국 주식 순매수액은 2억272만달러(약 2441억원)로 지난달(8천839만달러)보다 2배 넘게 급증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그동안 저평가되어 왔던 경기 민감주들의 주도로 최근 지수가 급등했다"며 "채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기관 자금들이 증시로 몰려온 점도 상승 요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휴스턴에 주재하는 중국 총영사관이 철수하는 등 격화된 미·중 갈등에 지난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4%, 선전거래소의 선전성분지수는 4.12% 하락하는 등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최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빠르게 늘어나는 개인투자자의 신용 거래를 고려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증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조정 흐름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의 영향과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를 잘 살피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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