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난민촌서 배 타고 목숨 건 밀입국 시도 이어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랑카위섬 인근 해역에서 실종됐던 로힝야족 난민 26명을 찾아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후 밀입국 혐의로 구금했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난민들은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 지속해서 말레이시아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28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25일 밤 랑카위섬 인근에서 보트를 타고 온 로힝야족 난민 27명이 헤엄쳐 해변으로 향했으나 1명만 상륙하고, 나머지 26명은 실종됐었다.
말레이시아 해안경비대는 배 두 척과 항공기를 동원해 수색했지만, 실종자들을 바로 찾아내지 못해 익사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컸다.
하지만, 26일 오후 인근 숲에 숨어있는 26명을 찾아내 앞서 체포한 1명과 함께 구금했다고 해안경비대가 발표했다. 13명은 남성, 9명은 여성, 5명은 어린이다.
당국은 로힝야족 난민들이 언제, 어디서 출발했는지와 밀입국 브로커 관련 사항들을 조사 중이다.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70여만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해 콕스 바자르 난민캠프 등에 모여 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는 수 만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관용을 베풀어 '로힝야족의 안식처'로 꼽혔으나 코로나 사태 발생 후 난민 유입에 따른 감염 확산을 우려해 해안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목숨을 건 밀입국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8일에도 랑카위 해역에 들어온 로힝야족 269명이 돌아가지 않기 위해 보트 엔진을 망가트린 뒤 해변으로 헤엄쳐 상륙했다.
같은 달 24일 인도네시아 어부들이 구조한 로힝야족 난민 99명은 "넉 달 전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말레이시아를 향해 출발한 뒤 15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빗물·소변을 마시며 버텼다"고 진술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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