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中이 희토류 무기화하면 美는 헬륨으로 보복 가능"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중 갈등이 희토류 등 자원 분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헬륨을 독자 생산하기 위한 대형공장을 신설해 가동에 들어갔다.
28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이 닝샤(寧夏) 후이족(回族) 자치구 옌츠(鹽池)에 설립한 헬륨 공장이 21일 문을 열었다.
헬륨은 달·화성 탐사 운반로켓인 창정(長征) 5호에는 물론, 용접 시 금속을 보호하거나 컴퓨터 칩 생산 시의 초청정 환경 조성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하다.
그런데 중국이 쓰는 헬륨의 대다수는 미국이나 미국 소유의 제3국 공장에서 공급받는 점이 문제다.
미국은 전 세계 헬륨 매장량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미국의 헬륨 대다수는 천연가스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며, 미국에는 헬륨 농도가 높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들도 있다.
SCMP는 지난해 헬륨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뛰었다면서, 최근 무역전쟁 등 미중 갈등이 헬륨 가격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중 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끊을 경우 미국은 헬륨 공급을 중단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천연가스전은 헬륨 농도가 높지 않으며, 천연가스에서 직접적으로 헬륨을 추출해 대량생산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중국과학원 물리화학연구소는 중국 천연가스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상당량의 헬륨이 포함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상업적 규모의 헬륨 생산 시설을 만들었다.
헬륨 공장은 천연가스 가공처리공장 내에 위치하며, 천연가스 폐기물에서 헬륨을 추출하는 방식을 쓴다.
이 공장에서는 매년 20t 상당의 액화 헬륨을 생산할 예정인데, 이는 중국의 연간 헬륨 소비량이 4천300t 이상인 것에 비하면 매우 작다.
하지만 수입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비슷한 시설 수백개를 지어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게 개발사 측 기대다.
또 폐기물에서 헬륨을 분리해내기 위해서는 초저온 상태가 필요한데, 냉각 펌프 국산화를 통해 모든 부품을 자급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다만 공장 추가 건설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헬륨 자립까지 10년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구진은 "다수의 생산시설이 계획·건설 단계이지만 주로 방위산업에 대한 예비공급책으로 주로 쓰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헬륨을 여전히 구매 가능한 만큼 헬륨 국내생산보다는 수입량을 늘려 전략적으로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CMP는 이밖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경제 자립을 강조하는 등 헬륨 이외 분야에서도 미중갈등 상황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내부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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