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중국 비판하다 '함께 할 민주주의 친구'로 한국 거론(종합2보)

입력 2020-07-29 08:32   수정 2020-07-29 11:58

폼페이오, 중국 비판하다 '함께 할 민주주의 친구'로 한국 거론(종합2보)
미·호주 2+2 회담…反中공조 재확인, "시대의 과제" 거론하며 韓 동참 압박
호주 "中관계 해칠 의도 없지만 국익 반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과 호주의 외교·국방 수장은 28일(현지시간) 중국의 남중국해 내 영유권 주장 반대를 비롯,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해로운 행동'을 비판하며 반중(反中) 공조를 다졌다.
특히 미국은 중국 문제 대응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시대의 도전과제'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협력의 대상으로 한국을 거듭 거론했다. 미·중이 서로 상대 영사관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주고받으며 극한충돌로 치닫는 상황에서 중국 고립을 위한 반중 전선에 대한 한국 등의 동참을 압박한 차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과 호주의 외교·국방 장관의 '2+2회담'(AUSMIN) 및 업무오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맹비난한 자신의 연설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론이 제기된다는 질문을 받고 "이는 미국 대 중국을 고르는 것에 관한 게 아니다. 이는 독재국가와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들, 대서양 연안 동맹들이 이러한 토론의 어떤 쪽에 서길 원하는지 정확히 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논리를 계속 펴는 과정에서 "유럽의 파트너 모두, 인도와 일본, 한국 같은 전 세계 민주주의의 친구들, 여기 호주는 우리 시대의 도전과제가 '법의 지배를 기초로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고 민주적 번영을 희망하는 국가들은 우리와 함께 이를 확실히 전파하게 하는 것'임을 이해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독재 대 민주주의'의 대결 구도를 내세워 '자유'와 법의 지배에 근거한 경제적 번영을 원하는 국가들의 결속을 강조하며 반중 연합 참여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러한 '반중 세 불리기' 시도는 한국 등 동맹으로선 줄 세우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내용과 관련, "우리는 기술 공간을 지배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에 대해서도 다뤘다"며 호주가 화웨이, ZTE처럼 신뢰할 수 없는 판매자들의 위협에 미국보다 앞서 깨어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도 함께 '청정 국가들'이 되길 고대한다"고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당면한 위기로, '중국공산당의 야욕'을 장기적 도전과제로 각각 꼽은 뒤 '인도·태평양 및 전세계에 걸친 중국공산당의 해로운 행동' 등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중국의 압력에 맞선 데 대해 호주 정부를 높게 평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밝히고, 남중국해 내 '법의 지배'를 분명히 하기 위해 미국과 호주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AP통신은 "미국과 호주는 역내 중국의 '해로운 행동'에 맞서 반중 전선 단일대오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통신도 양국이 반중 결속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중요하며 이를 해칠 의도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과 호주가 모든 것에 대해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는 서로를 존중하고 100년 우정으로 이어져 온 관계의 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2+2회담' 결과와 관련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이 동맹의 초점이며, 미국과 호주가 안전하고 번영하며 폭넓고 규칙에 근거한 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네트워크화된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데 있어 아세안, 인도, 일본, 한국,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등과 나란히 협력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영미권 기밀정보 동맹체다.
장관들은 최근의 강압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행동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중국의 해양 주장이 국제법 하에서 유효하지 않으며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성명은 적시했다.
미국과 호주는 중국 정부의 '일국양제' 약화 및 홍콩의 자주권과 자유 침해 시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기자회견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페인 장관,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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