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업체 내세워 돈세탁…실제 대금은 트럼프 가족·캠프 관련 인사에"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캠프가 2천억원 규모의 지출을 돈세탁 방식으로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당파성 없는 감시단체 '캠페인리걸센터'(CLC)는 28일(현지시간) 미 연방 선거위원회(FEC)에 트럼프 재선캠프가 1억7천만 달러(한화 약 2천40억원)의 지출에 있어 법을 위반했다고 신고했다.
대금이 '아메리칸 메이드 미디어 홀딩 코퍼레이션'(AMMC)이라는 업체에 지급된 것으로 돼 있으나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및 선거캠프와 가까운 이들에게 지급되는 돈세탁 방식을 썼다는 것이다.
CLC는 의혹을 제기한 81쪽짜리 서류를 통해 "이 회사(AMMC)는 캠프로부터 거액의 대금을 받고 최종적 업체에 대금을 지출하는 전달자 역할을 했고 이를 통해 캠프와 해당 업체들의 거래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FEC가 진상 조사 및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렌던 피셔 CLC 국장은 "이런 불법적 계획은 트럼프 캠프를 위해 일하는 기관과 이들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본질, 그들이 받는 대금의 총액에 대해 유권자가 알지 못하게 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계획으로 숨겨진 것의 전부를 알지는 못하지만 위법이라는 것은 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재선캠프에서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캠프 측은 "AMMC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내부 서비스 제공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주고 캠프 자금을 절약하게 해준다"면서 "캠프에서는 AMMC에 대한 대금 지급을 규정에 따라 모두 신고했다. 캠프는 선거자금법과 FEC 규정을 모두 준수한다"고 반박했다.
더힐은 트럼프 재선캠프가 9억4천700만 달러(1조1천300억원)를 모금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형 조직이라면서 최근까지 선대본부장을 지낸 브래드 파스칼이 자신이 소유한 기업이나 관련 업체에 일감을 준다는 비판이 공화당 내에서 제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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