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생물학무기? 러시아, 미국대선 앞 괴담 유포 정황

입력 2020-07-29 09:00   수정 2020-07-29 10:38

코로나19가 생물학무기? 러시아, 미국대선 앞 괴담 유포 정황
미 당국 "러, 코로나19 가짜뉴스 제작" 선거개입 시도 의심
"영어기사로 혼란 조장…친러·바이든 반대 성향 포착"
2016년 대선개입 사태 재발할 우려에 당국 기밀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러시아 정보요원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영어로 된 웹사이트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우려한 미국 정보기관이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기밀이던 조사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소속 요원 2명이 미국과 서방을 상대로 한 허위 정보 유포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당국자에 따르면 이들 요원이 운영해온 인포로스(Inforos.ru) 등 3개의 웹사이트에서 지난 5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지하고, 미국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기사 약 150건이 발행됐다.
이 중에는 러시아가 상당한 규모의 코로나19 긴급 대응 물자를 미국에 지원했다는 '양국 긴장 완화를 위한 러시아의 대미 코로나19 원조'라는 기사와 '중국은 코로나19를 생물학 무기로 보고 있다'는 기사 등도 포함된다.

미 당국은 앞서 2016년 대선 때처럼 러시아 정보기관이 소셜미디어를 여론 조작에 이용, 미국 대선에 개입할 것을 우려해 이번 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이들의 공작 행위가 미 대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부 기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는 민주당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헐뜯는 내용이 담겼다고 AP는 전했다.
미 당국은 이 웹사이트들이 돈세탁과 같은 방식으로 가짜뉴스를 유통한다고 지적했다.
영어로 세련되게 작성된 친러시아, 반미국 성향 기사들이 출처를 숨기기 위해 다른 매체들을 돌아 신빙성을 높이거나 다른 곳에서 비롯된 가짜뉴스를 증폭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들 웹사이트는 미국 내 시위 사태나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촉발했던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 국내 정치에 관한 이슈도 함께 다룬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의 가짜뉴스 분석가들은 이전부터 인포로스와 같은 웹사이트와 러시아 정부의 관계에 의구심을 품어왔다.
유럽연합(EU) 소속 비영리단체인 '디스인포랩'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인포로스 및 또 다른 웹사이트인 '원월드'와 러시아 정부의 연계성을 보여주는 기술적 단서와 몇몇 금전거래 내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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