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브라질 미 대사 "국가안보 문제" 보이콧 촉구
중국 외교부 "개방적이고 차별 없는 환경 제공해야"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김윤구 특파원 = 미국은 브라질이 자국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자로 중국 화웨이를 선정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드 채프먼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는 2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 화웨이 참여를 허용한 상태다. 입찰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고 AFP는 설명했다.
채프먼 대사는 브라질이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선정한다면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대가는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언제라도 화웨이에 자료를 넘기라고 요청할 수 있다"며 "이건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탈취당할 수 있다며 동맹국들에 사용 자제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행보가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전략 가운데 하나라는 관측도 많다.
채프먼 대사는 화웨이가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불공정한 경쟁을 하는 기업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브라질이 이처럼 미국이 비판하는 기업과 계약하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의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는 스웨덴의 에릭손과 핀란드의 노키아도 관심을 보여왔다.
채프먼 대사는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로부터 장비를 구매하는 나라들에 대해 미국 정부 기관인 국제개발금융공사(IDFC)를 통해 금융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反)화웨이' 압박으로 브라질 정부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AFP는 분석했다.
통신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도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화웨이 봉쇄 시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뜻에 복종하도록 공개 협박하는 것은 노골적인 패권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각국이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차별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지키는 데 힘 써줄 것을 바란다"면서 "글로벌 산업 협력에서 국가에 대한 차별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 소셜미디어 앱 틱톡의 국가안보 위협에 대해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중국 기업들에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무역 문제의 정치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틱톡이 대중과 시장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제공했으며 각국 소셜미디어 시장의 건강한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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