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 중국 대사 "영국, 친구가 안 된다면 대가 치를 것"

입력 2020-07-30 22:17  

주영 중국 대사 "영국, 친구가 안 된다면 대가 치를 것"
"중국 투자에 투명하고 공정하고 차별 없는 환경 제공해야"
"냉전에 관심 없어…미국, 중국 희생양 삼으려고 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화웨이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영국에 거듭 경고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류 샤오밍(劉曉明) 주영 중국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계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영국의 향후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위구르족 인권 탄압 주장을 부인하는 한편, 5세대(G) 통신망 구축에서 중국 기업인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한 영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홍콩보안법과 관련한 중국의 내정에 영국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놨다.
류 대사는 "이는 중국과 영국 간 관계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행동들"이라며 "중국은 영국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는 만큼 영국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대사는 "당신이 우리의 파트너나 친구가 되고 싶지 않고 중국을 적대적 국가로 다룬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협박이 아니라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이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 대사는 "영국이 특정 국가의 압력과 강압에 저항하며, 중국의 투자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고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해 영국 내 중국 기업의 신뢰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브렉시트(Brexit)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일단락되면 양국이 무역과 금융서비스, 과학, 기술, 교육, 보건 등의 분야에서 무제한적인 협력을 해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을 무시하거나 배제하면서 '글로벌 영국'이 될 수 없다"면서 "중국과의 분리는 기회, 성장, 미래로부터의 분리를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 중국적인 세력이나 냉전 시대의 사고에서 벗어나 양국이 서로 간의 차이를 다룰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 대사는 신냉전을 시작하는 것은 미국이며, 중국은 단순히 이에 대응하는 것뿐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종류의 냉전이나 전쟁에도 관심이 없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한다. 그들은 그들의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올해 미국 대선 때문이라고 류 대사는 분석하면서 "그들은 냉전을 원할지 몰라도 우리는 중국은 적이 아니라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미국에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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