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방문해 "완치자들 특별한 것 있어"…'불편한 관계' 파우치도 동행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백신 개발 속도전 강조에 이어 완치자의 혈장 기부를 촉구하고 나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자 신속한 백신 개발을 공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혈장 기부를 적극 호소하는 등 코로나19 대응 실패론 만회에 안간힘을 쏟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적십자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이 더 빨리 낫도록 완치자들이 지역의 혈액은행에 혈장을 기부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완치자들이 "매우 특별한 뭔가를 갖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혈장을 기증하는 자원봉사를 해달라", "우리는 정말 혈장 기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십자를 둘러볼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들의 혈장에는 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을 돕는 항체가 포함돼 있어 치료 및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것은 앞으로 몇 달 간 중요한 국가적 이니셔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쓴소리를 마다치 않아 불편한 관계를 연출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참석했다.
파우치 소장 역시 혈장은 환자들의 조기 회복을 돕는 과정의 초기에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의 후지필름 공장을 찾아 백신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신속한 백신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당시 AP통신은 많은 백악관 관리들은 백신 조기 개발이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10월의 서프라이즈란 11월 대선 직전 판세를 반전시킬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말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을 대선 승부수 중 하나로 본 결과라는 해석을 낳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러스 대응 실적을 놓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본 뒤 언론 브리핑이나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춘 행사에 정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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