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망명 네이선 로 등에 홍콩보안법 역외적용…"들어오면 체포"

입력 2020-08-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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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망명 네이선 로 등에 홍콩보안법 역외적용…"들어오면 체포"
홍콩 경찰, 미국 시민권자·독일 망명자 포함 6명 지명수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한 달 만에 홍콩 밖에 있는 인사들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해 지명수배에 나섰다.
1일 환구시보 및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매체에 따르면 홍콩경찰은 영국으로 망명한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 등 6명에게 홍콩보안법상 국가분열 선동 및 외국세력 결탁 혐의를 적용해 이같이 결정했다.
홍콩경찰이 홍콩 밖에 있는 인사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는 게 SCMP 설명이다.
로는 조슈아 웡 등과 함께 2014년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에 앞장섰으며, 2016년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홍콩기본법상 의원선서를 하지 않아 의원 자격을 잃은 바 있다.
로는 외국세력과 결탁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서방국가들이 정치적으로 기소된 홍콩인들을 송환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호소했다.
미국 소재 홍콩독립관련 단체 '홍콩민주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사무엘 추 역시 수배명단에 포함됐다. 추는 미국 시민권자로, 중국 시민이 아닌 사람에게 홍콩보안법이 적용된 첫 사례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추는 "홍콩경찰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홍콩 관련 법안) 로비를 한 미국 시민을 구속하려 한다"면서 "내가 중국 시민이 아닌 사람 가운데 (홍콩보안법 적용대상이 된) 첫 사례일 텐데,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적용대상이 된다면, 미국인을 비롯해 홍콩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어느 나라 국민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명수배 명단에는 성매매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금돼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전직 직원 사이먼 청, 독일로 망명한 레이 웡, 네덜란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웨인 찬 등도 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 38조는 홍콩 영주권을 갖지 않은 사람이 홍콩 밖에서 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역외적용 가능성을 열어둬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홍콩보안법이 소급적용되지는 않는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최근 한 달간의 행위만 혐의에 포함될 전망이다.
한 경찰소식통은 SCMP 인터뷰에서 "많은 서방국가가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협정을 파기했다"면서도 "이번 조치는 이들의 행위가 홍콩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들을 지명수배 명단에 올리고 홍콩으로 돌아오면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웡은 "어떠한 혐의를 적용하든, 홍콩경찰이 해외에서 나를 체포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해외에서 이러한(홍콩 민주화) 일을 하는 홍콩인들을 겁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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