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사관 "기업인 패스트트랙 조율 중, 관광객은 대상 아냐"
발리·코모도섬 개장했지만, 관광객 비자·격리면제 결정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상호 비즈니스 목적 출장 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2주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1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UAE와 공무·외교 목적을 포함한 필수 비즈니스 출장을 촉진하기 위해 '여행 통로'(travel corridor) 협정에 합의했다"며 "이 협정은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협정에 따라 양국 간 방문객은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해준다"며 "기업인·사업가, 외교관 등 필수 목적 출장자에 한하며, 관광객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국 간 출장자는 출국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고, 도착 즉시 건강 상태를 확인받는다.
인도네시아 주재 압둘라 UAE 대사는 "이번 협정은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실효성을 높이고, (추후) 관광객에게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4월 2일부터 단기체류비자(ITAS) 등 소지자를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국가전략 프로젝트 종사자 등에게만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레트노 장관은 "UAE에 이어 한국, 중국, 아세안 국가들과 '여행 통로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UAE 정부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올해 1월 방문하자, 신수도 건설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에 228억 달러(26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여행 통로 협정은 한국 정부의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 절차 간소화 제도)과 같은 의미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간에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적용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며 "관광객과 관련해 자가격리 면제 논의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4일 자가격리 기간 면제가 약속되지 않는 한 기업인 간 교류·출장, 투자가 힘들다.
이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러 국가 간에 면제협정 체결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만은 6월 22일부터 뉴질랜드·호주·한국·일본 등 총 15개 코로나19 저위험국·중저위험국 기업인과 유학생의 입국을 허용하고, 자가격리 기간을 14일에서 5∼7일로 줄였다.
영국은 7월 10일부터 프랑스·한국·대만·호주 등 총 59개 국가 입국자의 입국을 전면 허용하고 자가격리도 면제했다.
우리나라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저위험국에서 들어오는 기업인에게는 입국 제한을 완화해 외국인 투자와 해외 비즈니스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국내기업인 및 외투기업인·주한외교단에 대한 출입국 절차 개선방안'을 한국 정부에 최근 제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섬 관광을 넉 달 간 폐쇄했다가 지난달 31일 내국인에게 허용했고, 9월 11일부터 외국인에게 허용한다.
코모도섬도 이달 15일부터 국내외 관광객에게 개방된다. 코모도섬은 지난달 6일부터 같은 군 거주민 가운데 하루 25명에 한정해 관광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관광목적 비자·무비자 발급 재개와 자가격리 면제 등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