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태운 민간우주선 궤도왕복 '무결점 성공' 평가
다음 과제는 정기운항…나사도 빌려타는 시대 개막
스페이스X 최종목표 '화성이주'…이미 운송·여행 사업 중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왕복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우주택시'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크루 드래건은 지난 5월 30일 발사돼 약 두 달간 ISS에 머문 뒤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州) 멕시코만 바다에 착륙하며 지구로 귀환했다.
◇ 우주정거장 택시 시대의 개막
이는 사상 첫 '민간우주선 우주 왕복'에 성공한 것으로 주목을 받는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우주궤도에 사람을 보냈다가 안전하게 데려온 첫 민간기업이 됐다.
이는 훗날 상업적인 우주여행이 보편화하게 되면 시효로 기록될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크루 드래건의 성공으로 '회사원이 직장에 출근할 때 택시를 타듯' 우주에 갈 일이 생기면 민간우주선을 빌려 타는 시대가 개막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기관인 나사는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이는 자신들이나 러시아의 우주선 대신 민간우주선으로 우주에 나가는 방안을 구상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나사는 2014년 스페이스X과 보잉을 70억달러(약 8조3천580억원) 규모의 '상업 유인 운송능력'(Commercial Crew Transportation Capability) 개발사업 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시 나사는 스페이스X나 보잉의 우주선이 사람을 우주궤도에 보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추면 이를 지구와 ISS를 오가는 '페리선'처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 다음 과제는 정기운항…'결점없는 성공' 평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크루 드래건 비행이 "나사로부터 우주 정기운항 능력을 공식 인증받는 데 필요한 최종 주요 시험이었다"고 설명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현재 보기엔 (크루 드래건이)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더 손봐야 할 문제를 남기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나사와 스페이스X는 정기운항을 다음 과제로 삼고 앞으로 약 6주간 크루 드래건 비행 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오는 9월 말 나사 우주비행사 2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비행사 1명을 태운 '크루-1'을 우주로 보내 첫 실제 임무를 수행한다.
내년 봄에는 나사, JAXA, 유럽우주국(ESA) 비행사를 태운 '크루-2'를 발사한다.
크루-2 발사 땐 이번 크루 드래건 비행 때 사용된 유인캡슐 '데모-2'가 재활용될 예정이다.
◇ 우주여행…그너머 머스크 '화성이주 꿈'에도 한발짝 접근
스페이스X를 이끄는 머스크의 최종목표는 '인류의 화성이주'다.
그는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는 구상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실제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을 탐사할 목적으로 최대 탑승 인원이 100명에 달하는 '스타십'(Starship)이라는 대형 우주선을 개발 중이다. 스페이스X는 2024년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겠다는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파트너로도 선정된 상태다.
사업가인 머스크가 '꿈'이나 '인류발전'만을 목적으로 우주산업에 뛰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스페이스X는 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는 '소규모위성 합승(rideshare)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최소가격은 '200㎏에 1백만달러(약 11억9천만원)'이며, 200㎏을 넘으면 1㎏당 5천달러(약 597만원)씩 더 받는다.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 상품도 이미 내놨다.
지난 2월 스페이스X는 '스페이스 어드벤처'라는 우주여행사와 손잡고 내년 또는 후년 민간인 4명을 크루 드래건에 태우고 우주여행을 다녀오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는 '2023년 민간인 달 여행'도 계획 중으로 2018년 일본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와 여행 계약을 체결했다. 여행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유사쿠는 "만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를 필두로 여러 국가와 기업이 우주여행 시장을 노리고 있다.
스페이스 어드벤처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도 내년 말 민간관광객 2명을 우주로 보내는 계약을 체결했다.
버진그룹을 이끄는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대기권 밖까지 다녀오는 1인당 25만달러(약 2억9천857만원)짜리 상품을 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600명이 대기권 밖 여행을 예약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도 수직이착륙체를 활용한 대기권 밖 여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X와 함께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파트너이기도 하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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