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누적 확진자 8천999명…8월 1일부터 마스크 의무화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달 1일부터 공공장소 마스크 미착용 시 벌금 1천 링깃(28만원)을 부과하자 노숙인이 남이 쓰고 버린 마스크를 찾으려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느그리슴빌란주 세렘반에 사는 네티즌이 트위터에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남루한 남성의 사진과 함께 "마스크를 안 쓰면 벌금을 물기에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모습"이라고 글을 올렸다.
사진 속 남성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세렘반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노숙인으로 알려졌다.
게시물이 SNS에 퍼진 뒤 네티즌들은 마스크를 살 돈이 없는 이들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동안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을 때도 일회용 마스크 구매가 빈곤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각종 규제를 완화한 현재 상황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마스크 의무화' 결정을 내렸다.
이달 1일부터 대중교통과 사람이 붐비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감염법 위반 혐의로 1천 링깃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마스크 의무화 규정 시행 첫날 새벽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 20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마스크 최고 가격을 이달 15일부터 현행 1.5 링깃(422원)에서 1.2 링깃(338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3월 초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모스크에서 열린 이슬람교 부흥 집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사건이 발생한 뒤 같은 달 18일부터 엄격한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생필품 구매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못 하도록 막았다.
다행히 4월 중순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줄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5월부터 코로나 봉쇄 규정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이달 10일부터는 싱가포르와 국경도 조건부로 풀기로 합의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7월 31일 12명, 이달 1일 9명, 2일 14명이 추가돼 누적 8천999명이고, 사망자는 누적 125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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