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영국 BBC 페르시아어(이란어) 방송은 2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와 감염자 수를 축소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자사의 탐사보도를 통해 이란 정부의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지난달 20일 현재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2천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시 이란 정부의 발표치(1만4천405명)의 3배에 달한다.
또 같은 날 기준 감염자도 45만1천24명으로 이란 정부의 공식집계의 1.6배라고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주장했다.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날도 1월 22일이라면서 이란 정부의 발표(2월 19일)보다 한 달 앞이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란 당국은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1월 8일)에 따른 여론 악화, 이슬람 혁명 기념일(2월 11일)의 대규모 군중 집회, 총선(2월 21일) 등을 고려해 발병 사실을 감췄을 것으로 추정했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이 자료를 익명의 소식통에게 입수했다면서 입원 환자의 이름, 성별, 나이, 증상, 입원 기간 등 상세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전달한 익명의 소식통이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지, 어떻게 이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는 검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이란 관련 뉴스를 주로 보도하는 채널로, 논조가 이란에 매우 적대적이다.
이에 대해 이란 보건부는 "일부 외국 언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호한 추측 보도를 일삼는다"라며 "이란은 코로나19 사망·감염자를 집계할 때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른 과학적 방법을 엄격히 지킨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축소 은폐를 논하자면 발병한 지 몇 주나 지나서 이를 발표한 유럽의 여러 나라를 먼저 거론해야 할 것"이라며 "BBC는 이란 대신 요양시설 사망자와 같은 영국 정부의 집계에서 드러난 수십 가지 불투명성에 집중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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