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고리로 더욱 긴밀해진 미국·대만 관계 반영 분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뉴욕에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공개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뉴욕 주재 대만경제문화사무처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3일(현지시간)부터 청사 안에 리 전 총통을 위한 추모 공간을 마련해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외교적 민감성에도 중국 본토가 '대만 독립 세력(臺獨)의 수괴'라고 맹렬히 비난하는 리 전 총통의 공개 추모 행사를 허용한 것은 '반중'을 고리로 부쩍 긴밀해진 미국과 대만 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덩후이는 중국 본토에 뿌리를 둔 중국국민당 출신 총통이었지만 임기 말년 중국과 대만이 서로 별개 나라라는 양국론(兩國論)을 들고나와 중국으로부터 비난을 받던 인물이다.
리 전 총통은 재임 시절 미국을 방문하려고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미중 수교로 좁아진 대만의 외교적 공간을 넓히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1995년 리 전 총통은 모교인 코넬대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미중 수교 이후 대만 현직 총통으로서 처음 미국 땅을 밟았다.
97세의 고령이던 리 전 총통은 지난 2월부터 폐렴 증세로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30일 숨졌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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