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분열…대통령-총리 '형제 권력' 더 강해질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형제가 대통령과 총리를 맡아 정권을 장악한 스리랑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5일 총선거에 돌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투표는 현지 시간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됐다.
유권자 수는 1천600만명이고 지역구 196명 등 총 225명의 16대 의원이 선출된다. 54개 정당에서 7천452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애초 4월 2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두 차례 연기됐다. 총선 결과는 6일께 나온다.
스리랑카에는 이날 현재 2천834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확산세는 다소 진정된 상황이다.
하지만 당국은 선거 과정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라자팍사 가문의 '스트롱맨 형제'가 이끄는 여당 스리랑카인민전선(SLPP)이 낙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리랑카는 대통령 중심제에 의원내각제가 가미된 정치 체제를 운용 중이다.
현재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고타바야 라자팍사다. 고타바야는 취임 후 형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총리로 지명했다.
두 사람은 2005∼2015년 10년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다. 마힌다가 대통령을 연임했고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은 고타바야가 역임했다.
두 사람은 2009년 수십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의 종식을 이끌었지만, 이 과정에서 인권 탄압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세등등한 여권과 달리 야권의 역량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가 이끄는 통합국민당(UNP),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지트 프레마다사의 신당 등 야권은 분열된 상태다.
이에 여당은 의석 과반 압승을 넘어 개헌 의결 정족수인 의석 3분의 2 이상까지 노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당은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더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정부가 통과시킨 대통령 3선 금지안도 개정해 마힌다가 차기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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