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에 얻어맞고 깔렸는데도 끝까지 저항하며 협공
온몸에 깊은 상처…10명 아이와 아내는 안전
"흑곰이 사람 있는 집에 들어오는 건 매우 이례적"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의 용감한 두 아빠가 집으로 침입한 거대 흑곰과 싸워 쫓아내고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냈다.
7일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1시께 미국 알래스카주 주노의 한 이동식 주택에 거대한 흑곰이 침입했다.
당시 브랜던 맥베이가 친구 놈 롯의 집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흑곰도 뒤따라 같이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놈의 집 거실에는 아내 앤절라 롯이 자녀 10명과 함께 쉬고 있었다.
앤절라는 흑곰이 침입하자마자 본능적으로 2살배기 아이를 안고 침실로 대피했으며 나머지 아이들은 탁자나 소파 밑으로 재빠르게 몸을 숨겼다.
맥베이와 놈은 곰의 관심을 자신들에게 돌리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맥베이는 "곰이 바로 뛰어오며 나를 때렸으며, 그와 동시에 나도 팔꿈치로 공격했지만 곰의 계속된 공격을 받고 곰에게 깔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곰은 이어 롯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문이 잠겨있어 나가지 못하자 결국 벽체와 창틀을 뜯어내고 탈출했다.
앤절라는 "곰이 집에 있던 시간이 100만년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맥베이는 곰 발톱에 찔려 몸의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리는 상처를 입었고 몸 곳곳에도 깊은 발톱 자국이 남았다.
알래스카의 생물학자 로이 처치웰은 "곰들이 주로 비어있는 집에 침입하기 때문에 사람이 곰과 마주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최근 곰의 먹잇감이 줄어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롯의 집에 침입했던 흑곰은 붙잡히지 않았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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