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또 검은손 써" 비판…"중 외교부가 응수할 것" 주장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국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 등을 제재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이) 또다시 검은 손을 썼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7일 미국 재무부가 홍콩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했다는 이유로 람 행정장관을 비롯한 중국과 홍콩 고위관리 11명에게 제재를 가한 데 이같이 밝혔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미국의 '확대 관할권' 행사이자 매우 난폭한 방법"이라면서 "중국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홍콩을 트집 잡아 국제무대에서 '홍콩 카드'로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 익명의 중국 관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에 매우 분노하고 이러한 속임수를 경멸한다"면서 "중국 외교부가 부당한 처사에는 응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반드시 응수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홍콩의 친중파 의원 레지나 입(葉劉淑儀)은 "제재는 완전히 불합리하며, (람 장관 등이) 홍콩 인권을 침해했다는 말은 순전히 핑계"라면서 "미국 정부는 극도의 인권 침해국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이번 제재 결정을 놓고 중국이나 홍콩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람 행정장관은 지난달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가 두렵지 않다면서 "미국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 정부가 내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으면 안 가면 그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앞서 홍콩보안법은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으로 외국이 간섭할 권한은 없다면서 "미국이 소위 제재를 통해 중국의 홍콩보안법을 막으려는 계략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에 대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전직 관리인 제레미 파네는 "(단순 송금에도 수많은 은행이 복잡하게 관여하는 만큼) 람 장관은 홍콩 내 계좌이체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호사 올가 토레스는 제재의 파급 효과에 주목하며 "미국 내에서 사업하는 외국인 다수는 제재 대상자와 거래를 꺼릴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고위직을 제재 대상에 올린 건 큰 일"이라고 말했다
라우 시우카이 홍콩정부 중앙정책조 수석고문은 이번 제재가 홍콩 전체가 아닌 특정 대상을 목표로 한다면서 "미국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달러페그제를 겨냥하는 등 극단적 선택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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