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창지대인 포양후 일대 물에 잠겨…코로나19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비축량 풀고 수입 늘렸지만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있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중국 남부지역의 홍수로 대규모 농경지가 물에 잠겨 이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CNN비즈니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장시(江西)성 북부에 있는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후(파<番+阜>陽湖)는 계속된 비로 범람하며 인근 농지 수천 에이커가 물에 잠겼다.
포양후 일대를 포함, 동쪽으로는 상하이부터 서쪽으로는 티베트 국경에 이르는 양츠강 유역은 중국 쌀의 70%가 생산되는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그러나 이번 홍수로 올해 생산량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포양후 인근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한 가족은 "땅이 여전히 물에 잠긴 상태"라며 "올해 내내 아무것도 추수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비상관리부는 이번 홍수로 파괴된 농토와 도로, 다른 부동산 피해만 액수만도 210억 달러(24조9천375억원)로 추산했다.
또한 피해를 입은 인구가 5천500만명에 이른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홍수 피해마저 보게 된 것이다.
중국 선완훙위안(申萬宏源) 증권은 작년 대비 올해 수확량이 1천120만t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국 전체 쌀 생산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달 옥수수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20% 올랐다. 이는 최근 5년 중 최고치다.
콩 재배 지역의 기후 악화와 미중 무역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상반기 콩 가격은 이미 작년 말 대비 30%나 오른 상태다.
중국 정부도 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린(吉林)성 곡창지대를 찾아 식량 안보를 강조한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CNN은 분석했다.
당시 시 주석은 식량안보가 경제 안정 확보에 있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는 지난주 고위 지역 관리들에게 식량안보에 책임을 지고, 생산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이 나서 비축량을 풀고, 외국산 농산물을 조달해 아직 심각한 식량 공급난은 벌어지지 않았다.
중국 국영 곡물업체인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 등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쌀 6천만t, 옥수수 5천만t, 콩 76만t을 시중에 풀어 가격 관리에 나섰다. 이는 작년 한해동안 푼 물량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중국은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을 늘렸으며 미국 외에 브라질, 우크라이나, 프랑스도 주 수입 대상국이다.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상반기 작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6천100만t의 곡물을 수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과 다른 서방국가 간의 갈등으로 수입을 계속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는 데다 이번달 내내 폭우가 예상돼 피해가 더 커질 위험도 있어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입에 너무 의존할 경우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미국이 교역을 끊거나 관세를 인상할 경우 중국 식품공급사슬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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