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갈이배추 8월 초 도매가 전월 2배 이상 뛰어…과일가격은 약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48일째 이어지는 장마로 무·배추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이달 초 얼갈이배추 도매가격은 지난달보다 두배 넘게 뛰었고 상추 가격도 1.6배가 됐다.
추석과 김장철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해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무, 상추, 애호박, 깻잎 등 하반기 소비가 많고 민생에 밀접한 주요 농산물 중심으로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 무·배추 가격 오름세…"김장철까지 영향 이어지지 않을 것"
배추·무는 주산지인 강원도 태백, 평창, 정선 등은 호우피해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재배면적이 줄어 가격이 평년보다 높으며 작업 여건에 따라 오르내리고 있다.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6월 포기당 2천472원에서 7월 3천474원, 8월 1∼6일 3천907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무 도매가격은 6월 개당 1천165원에서 7월 1천132원으로 소폭 내렸으나 8월 1∼6일 1천248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김장철 배추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지만, 김장철에 사용되는 배추를 심는 시점은 8월 말 이후이고 올해 가을배추 재배 의향 면적도 평년보다 4%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가을철 김장배추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기상여건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 얼갈이배추, 상추, 애호박 등 시설채소는 집중호우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공급이 감소해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얼갈이배추 4㎏당 도매가격은 6월 6천98원, 7월 6천645원에서 8월 1∼6일 1만5천117원으로 두배 이상 뛰었다.
상추 도매가격은 4㎏당 6월 1만8천954원에서 7월 2만8천723원, 8월 1~6일 4만6천126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농식품부는 "현재의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은 장마 지속 등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안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며 "생육 기간이 짧고 출하회복이 빨라 장마기 이후 2∼3주 내 수급이 안정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장마, 고온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 고랭지배추와 무는 산지 작황 점검을 강화하면서 영양제 할인 공급, 방제 지도 강화 등을 통해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최근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품목을 중심으로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하고 채소가격안정제 약정 물량을 활용해 조기 출하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기로 했다.
농협은 전국 하나로 마트 2천300곳에서 '호우피해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를 통해 호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한다.
할인행사는 최근 가격이 오른 상추, 얼갈이배추, 열무, 오이 등 주요 엽채류를 대상으로 오는 13일부터 23일간 진행된다.
행사 기간 전국 하나로마트를 방문할 경우 시중보다 20∼30% 싼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상추, 깻잎, 청경채, 얼갈이배추, 오이, 호박 등에 대해서는 유통업체 등과 협력해 할인쿠폰 발행 등을 추진하고 토마토, 풋고추, 호박, 오이, 가지 등은 농협계약재배 물량을 활용해 조기 출하하거나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 당도 떨어진 과일 가격 하락…"수급상황 매일 모니터링"
2020년산 수확이 종료된 마늘·양파는 호우 등에 따른 피해는 없어 평년 수준의 안정적 가격 흐름을 유지 중이다.
현재 제철인 복숭아, 포도 등 햇과일은 긴 장마로 인해 당도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복숭아(황도) 도매가격은 7월 4.5㎏당 1만8천19원에서 8월 1∼6일 1만7천725원으로, 포도(캠벨) 도매가격은 5㎏당 2만3천10원에서 1만5천47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출하된 2020년산 사과, 8월 하순 출하 예정인 배는 올해 냉해 피해 영향으로 추석 때 가격이 오늘 가능성이 있지만, 추석 수요보다 많은 양이 생산돼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최근 집중 호우로 육계 등에도 피해가 있으나 한우, 돼지, 닭고기 등 축산물은 사육 마릿수가 증가해 공급 여력이 충분한 만큼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집중호우, 장마 등에 따른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급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해 10일 '농산물 수급 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여름철 기온과 강수량 영향이 크고 생활물가에 민감한 주요 채소류의 피해 현황, 주산지 동향 등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TF 단장을 맡은 농식품부 권재한 유통소비정책관은 "여름철은 장마 외에도 태풍, 폭염 등 기상 변동요인이 많은 만큼 피해 현황과 수급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2차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과 소비자의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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