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적 대응 호평…사민당, 지지율 하락세로 여론조사 제3당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이 10일 차기 총선의 총리 후보로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을 지명했다.
중도진보 성향인 사회민주당의 노르베르트 발터-보르얀스와 자스키아 에스켄 공동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숄츠 장관은 내년 9월 총선에서 사민당의 대표 후보로 선거를 지휘하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다음 자리를 노리게 됐다.
대연정 다수파인 기독민주당 소속인 메르켈 총리는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정계 은퇴 의사를 나타냈다.
현재 기민당에선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기민당 원내대표 등이 총리 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 소속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는 최근 기민·기사당 연합의 공동 총리 후보 출마를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아 대중적으로 급부상한 죄더는 바이에른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숄츠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현재 사민당의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사민당은 2005년부터 기민·기사당 연합에 제1당 자리를 빼앗겨왔다.
사민당은 메르켈 1기, 3기 내각에 소수파로 참여했고 4기 내각 구성을 앞두고 제1야당의 길을 선언했지만, 결국 메르켈 총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연정에 참여했다.
사민당은 의석수에서 제2당이지만 지난 2017년 9월 총선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겪으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 자리도 녹색당에 내줬다.
노동법 전문 변호사 출신인 숄츠 장관은 함부르크 시장과 메르켈 2기 내각의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에서 숄츠 장관은 기업 친화적이고 중도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메르켈 내각에서도 별다른 탈 없이 장관직을 수행해왔다.
숄츠 장관은 엄격하게 균형재정 정책을 지지해왔지만,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과감하게 재정을 풀었다.
독일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해 대대적인 공공생활 통제조치에 들어갔지만, 경제적 대응 조치는 비교적 신속히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정부는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통제조치로 수입이 급격히 감소한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등에 자금을 지원했다.
또, 기업 활동 부진에 따른 해고를 막기 위해 조업단축에 들어간 기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급여를 상당 부분 보전해줬다.
숄츠 장관은 이 과정에서 대중적으로 점수를 얻은 데다, 유럽연합(EU)의 코로나19 회생기금 마련 과정에서도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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