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에탄올 관세인하 美압력에 설탕 수입확대 맞불요구 검토

입력 2020-08-13 05:48  

브라질, 에탄올 관세인하 美압력에 설탕 수입확대 맞불요구 검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이 자국산 에탄올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하하라는 압력을 가하는 것과 관련,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설탕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와 농업 부문 주요 업체들은 미국의 에탄올 수입 관세 인하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대응 방안의 하나로 미국 정부에 브라질산 설탕 수입 쿼터 확대를 요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는 상호주의를 역이용해 미국산 에탄올 수입 관세를 인하 또는 철폐하는 대신 미국에 대한 설탕 수출을 확대라는 소득을 얻어내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설탕 수입 쿼터 확대라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은 미국의 압력에 일방적으로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분석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에탄올에 대한 수입 관세 인하를 브라질에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하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등 보복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이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대등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많은 국가가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하는데 우리는 부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세와 정의에 관해 무언가를 제시할 것이며 그것은 상호주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브라질 주재 토드 채프먼 미국 대사는 지난달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산 에탄올에 부과하는 관세를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
채프먼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보우소나루 정부에도 중요한 일이라며 에탄올 수입 관세 철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 연간 7억5천만ℓ까지는 무관세로 수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는 양에 대해서만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은 세계적인 에탄올 생산국이다. 미국은 옥수수,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이용해 에탄올을 생산하며 생산비용은 미국이 더 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에탄올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도 많이 내려간 상태다.
브라질은 2017년 미국으로부터 18억ℓ의 에탄올을 수입했으나 지난해엔 14억4천300만ℓ로 줄었다. 올해는 지금까지 8억1천92만ℓ를 수입했으며 연말까지 수입량을 합쳐도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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