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펜스 실패한 정부"…트럼프 "해리스 대실패할 것"
바이든, 경합州 여론조사서 우위…모금액도 '껑충'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미국의 11월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마이크 펜스 팀'과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팀'의 공방전에 불이 붙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을 기점으로, 공화-민주 진영의 비방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바이든-해리스 팀은 첫 메시지부터 '트럼프 때리기'에 맞췄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인 해리스 상원의원과 함께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공을 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팎으로 만들어 놓은 엉망인 상태를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의원도 "트럼프가 초기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해 5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트럼프와 펜스의 실패한 정부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직격했다.
인종차별 문제를 놓고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횃불을 들고 현장에 나온 것을 기억하라"고 지적했고, 해리스 의원은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와 체계적 불평등에 대한 도덕적 심판을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악담을 퍼부으면서 되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해리스 의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대실패가 될 것으로 본다. 그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TV)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 팀 케인 상원의원을 완패시킨 것보다 더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케인과 TV토론에서 맞붙었던 것을 상기시키며 해리스 의원을 상대로는 더 나은 토론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이례적인 지명이라 생각했다.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면서 위험한 지명이라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해리스 의원의 부통령 지명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못되게 군 사람이라면서 끔찍하다고 혹평한 바 있다.
미국 대선의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남은 80여일간 두 진영의 비방전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해리스 효과'를 한껏 기대하는 표정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리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직후 24시간 온라인 모금액에서 하루 기준 최대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는 '해리스 지명' 직후 24시간 동안 약 3천만 달러(약 355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NYT는 전했다. 종전에 24시간 평균 1천만 달러(약 118억원)를 모금했다는 점에서 '해리스 효과'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한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CNBC방송과 체인지리서치 공동여론조사 결과, 경합주 6곳 가운데 5곳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위를 보였다.
플로리다에서는 6%포인트(바이든 50%·트럼프 44%), 미시간에서는 5%포인트(바이든 48%·트럼프 43%), 펜실베이니아에선 4%포인트(바이든 48%·트럼프 44%) 격차가 났다.
위스콘신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47%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3%)에 4%포인트 우세를 나타냈다.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포인트 각각 앞섰다.
지난 7~9일 주요 경합지역의 유권자 2천701명을 조사한 것으로, 오차는 ±1.89%포인트다.
주별 승자가 해당 주에 배분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선거제도 특성상, 경합주 지지율이 중요한 잣대로 여겨진다.
다만 전국단위 설문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4∼7%포인트 범위에서 앞서고 있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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