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건설적 안보관계 추구…FTA 체결 위해 긴밀협력 기대"
주미 대만 대표 "미국과 기뢰·순항미사일 도입 논의"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대만이 자유·민주의 견고한 보루 역할을 하겠다"면서 홍콩인에 대한 지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13일 대만매체 자유시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와 연구소와 미국진보센터(CAP)가 공동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대만 보위는 인도·태평양지역 자유의 보루' 제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콩인들에 강한 지지 입장을 피력했던 기존 기조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설은 1979년 양측의 단교 이후 최고위급인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3박 4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이후 이뤄졌다.
이날 연설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공산당과 자유 세계를 구분하는 식으로 반중국 공조 체제를 구축하려는 상황에서, 민주주의 체제인 대만이 나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 총통은 특히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만이 홍콩의 자유·민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느라 바쁜 상황에서 자유·민주사회가 직면한 위협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면서 "홍콩에 대한 중국의 행동이 가장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대만과 홍콩은 중화권 자유·민주에서 2개의 등대인데, 홍콩의 등대가 사라질 수 있어 대만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자유·민주를 지키기 위해 홍콩 대중들에게 계속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며, (지원) 관련 부서를 만들고 홍콩 대중의 대만 정착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자신의 2번째 임기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건설적 안보관계 추구' 등 국방 강화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2천300만 대만인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 이는 중국의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원칙을 지키려면 강압적 행동에서 대만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전년 대비 10% 이상 증액된 4천534억 대만달러(약 18조2천억원)의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제안한 상태다. 이 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만 국방예산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4% 비중으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양측이 서로의 성공과 성취를 공유할 수 있는 더 나은 미래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양측은 서로의 존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중국은 대만이 선진 민주정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주미 대만 대표인 샤오메이친(蕭美琴) 미국 주재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장은 이날 행사에서 수중 기뢰 및 순항미사일 등의 도입에 대해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뢰는 중국의 상륙강습에 대비하기 위해, 순항미사일은 대만 해안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샤오 처장은 비대칭 전력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편, 남중국해에서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섬들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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