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창당한 정당 소속 30세 하원의원…코로나19 봉쇄 기간 가까워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계의 '추문제조기'로 불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3) 전 총리가 50살 이상 어린 여성을 새 연인으로 맞았다.
13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사르데냐섬의 한 고급 빌라에서 마르타 파시나(30)라는 이름의 여성과 손을 맞잡고 거니는 모습이 현지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기자 출신인 이 여성은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 클럽 AC밀란의 대언론담당을 거쳐 2018년부터 야권의 전진이탈리아(Forza Italia) 소속 하원의원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전진이탈리아 역시 베를루스코니가 창당한 중도우파 정당이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정책이 취해진 지난 3월 이후 급속히 가까워졌으며, 현재는 이미 베를루스코니 저택에서 동거 중이라고 한다.
해당 사진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는 이탈리아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키'(Chi)로, 베를루스코니 가족이 소유주다. 베를루스코니가 의도적으로 새 연인의 존재를 대중에게 공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12년간 사귀어온 연인 프란체스카 파스칼레(35)와 지난 3월께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 돈으로 300억원을 훌쩍 넘는 엄청난 금액이 오간 '세기의 결별'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베를루스코니는 갈라서는 대가로 자신이 소유한 한 저택과 현금 2천만유로(약 279억9천만원)에 더해 매년 100만유로(약 14억원)의 연봉을 파스칼레에게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총리를 세 번이나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다.
그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10년 여러 모델을 자신의 별장으로 불러들여 섹스 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국민을 경악게 하는가 하면 마피아 조직과 연계된 범죄 의혹으로 여러 차례 수사·재판을 받는 등 수많은 추문으로도 악명 높다.
과거에 비해서는 정치적 영향력이 현저히 쇠퇴했으나 지지율 7% 안팎인 전진이탈리아가 기반이 취약한 현 이탈리아 연립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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