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1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항의 대폭발 이후 해당 지역 일대에서 문화재 가치가 있는 역사적 건물 60여개가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베이루트 구도심인 제마이제, 마르미카엘 지역을 중심으로 8천개가량의 건물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는데, 이 가운데 640여개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60개 건물은 붕괴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유네스코는 밝혔다.
유네스코는 폭발 사고 직후 레바논의 당국자들과 문화재 전문가들을 모아 긴급회의를 열었고, 레바논 문화부의 문화재국장인 사르키스 쿠리 박사가 붕괴 위험이 있는 역사적 건물을 파악해 유네스코에 보고했다.
이번 폭발로 베이루트 일대의 종교시설뿐만 아니라 베이루트국립박물관,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고고학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들도 크고 작은 파손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리 박사는 유네스코 회의에서 다가오는 가을비에 대비해 이번 폭발로 취약해진 역사유적들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레바논 당국과 협의해 폭발로 붕괴위험에 처한 역사적 건물이나 유적의 보호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유네스코의 에르네스토 오토네 문화담당 사무부총장은 "국제사회는 이번 참사 이후 레바논에 강한 지지를 표명해왔다"면서 "재건과 복구작업에서 문화 분야가 중요 부분을 차지해야 하며 유네스코가 주도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루트에서는 지난 4일 항구 창고에 보관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대규모로 폭발해 200명 넘는 사망·실종자와 5천명 이상의 부상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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