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병기' 해리스의 미션…트럼프 저격하고 바이든 띄우고

입력 2020-08-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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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병기' 해리스의 미션…트럼프 저격하고 바이든 띄우고
이틀연속 동시출격 시너지 노려…바이든-트럼프 리더십 대비 전략
보완재 '해리스 효과'에 스포트라이트…트럼프-펜스는 집중 견제 나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남은 80일간의 여정에서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보완재'로서 어떠한 행보를 해나갈지 그 역할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과 남성, 77세와 55세, 백인과 유색인종 등 여러 측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카멀라 효과'가 바이든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지가 대선 판세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바이든-해리스 콤비는 전날 처음 합동연설을 한데 이어 13일(현지시간)에는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촉구하는 등 이틀 연속 동시출격했다. 공동행보를 통해 초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먼저 해리스 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라는 타이틀을 갖고 처음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동시출격한 전날 한 연설이 향후 그의 역할을 엿보게 하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날 트럼프와 바이든의 리더십을 비교하며 '트럼프 저격수'의 면모를 과시한데 이어 이날도 마스크 착용을 오랫동안 거부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매서운 공세를 폈다.
CNN방송은 "해리스는 바이든이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의원을 발탁하며 기대했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것이다.
CNN은 전날 첫 연설에 대해 "해리스의 정치적인 능숙함과 왜 그녀가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이번 가을 어마어마한 적수가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퍼포먼스였다"고 촌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힘겹게 헤쳐나가는 평범한 미국 국민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나 파장에 대한 두려움 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능력 면에서나 '트럼프-펜스'조합에 위협적 존재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CNN은 또한 해리스 의원이 하루에 1천명 이상 죽어 나가는 상황에 대해 "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반응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공감 능력, 책임감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던 점에 주목했다.
해리스 의원은 이날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속출에 대해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을 뽑으면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누더기가 되고 세계에서의 우리의 평판도 마찬가지"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해리스가 그의 데뷔연설을 통해 '트럼프 공격'과 '바이든에 대한 인간적 면모 부각'이라는 양대 역할을 미리 보여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리스 의원의 데뷔 연설은 그가 남은 선거운동 기간 국가적 위기의 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인간적 모습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실패한 대통령'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는 두가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리스 의원은 전날 연설에서 자신의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시절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던 보 바이든과 함께 일했던 인연을 거론, 아버지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늘 롤모델로 거론했던 보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감성을 자극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주요 정당의 첫 흑인 부통령 후보이자 첫 아시아계 부통령 후보인 해리스 의원이 앞으로 세 가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전략을 잘 알고 있는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투표하고 자발적으로 나서도록 열정을 북돋우는 것, 바이든의 정책 비전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트럼프에 맞서 '기소'하는 것 등이 해리스 의원에게 부여된 3가지 중대 임무라는 것이다.
미 대중매체 배니티페어도 해리스 의원을 '바이든의 비밀병기'라고 표현하며 터프함이야말로 의심할 여지 없이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의원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리스 의원이 브렛 캐버노 대법관 청문회 등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접근법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도 그대로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해리스 의원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며 성공적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 평가이다.
민주당 등 반(反)트럼프 진영에서는 그의 합류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최근 들어 각종 여론조사상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더 큰 격차를 벌리며 앞서가고는 있지만 이는 반사이익 차원이 적지 않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자체 존재감은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당장 '바이든-해리스' 조와 운명의 맞대결을 벌이게 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일제히 '해리스 때리기'에 열을 올리며 집중견제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긴장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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