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생방송 중 미국인들 지지에 울먹이기도…"홍콩인, 긴 싸움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미 라이는 전날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온라인 생방송에 출연해 "홍콩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미국이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낸다면 이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그 지지가 반드시 제재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서구의 가치에 반하는 중국의 행동과 태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중국이 서구의 가치에 동화하지 않으면 국제 무역, 정치, 외교의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는 지난 10일 홍콩보안법상 외세와 결탁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은 뒤 12일 새벽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경찰은 빈과일보 사옥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고 회사 임원들도 체포했다.
그는 40분 간 진행된 전날 생방송에서 미국 시청자들의 지지에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며 "내 인생에서 이렇게 감동적이고 행복한 순간은 한 번도 없었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가 한 일이 옳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라이는 지난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자신을 이렇게 일찍 체포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에 끌려갔던 그는 "국가안보처에는 중국 본토인은 없었으며, 모두 홍콩 경찰로 이뤄져 있었다"며 "최소한 당분간은 중국 본토로 송환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는 "우리는 급진주의를 경계해야 하며, 홍콩의 자유에 대한 침해에 맞서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유연하고 혁신적으로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이 싸움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생방송에는 헤리티지재단의 마이크 곤잘레스 선임연구원도 출연해 라이에 대한 미국 정치인들의 초당적 지지를 강조하면서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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