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 논문…"녹는 속도가 어는 속도보다 훨씬 빨라"
해수면 상승 가속…수십년 뒤 해안도시 수몰 우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그린란드에 있는 대륙빙하가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를 지연하더라도 녹는 속도가 어는 속도보다 훨씬 빨라 빙하의 감소가 계속되고 해수면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2018년까지 34년 치에 이르는 그린란드 빙하 234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강설량이 더는 여름에 녹는 빙하를 메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대륙빙하가 100년에 한 번꼴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해 예전 상태로 복원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불과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그린란드 대륙빙하가 녹은 만큼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은 50%에 달했다.
북극 대륙빙하가 계속 줄어든다는 것은 바닷물의 수위가 계속 상승한다는 뜻이다.
이미 지구촌 해수면은 북극 대륙빙하가 점점 더 많이 녹으면서 연평균 1㎜씩 높아지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평균 6m 상승해 전 세계의 많은 해안 도시가 물에 잠긴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사태가 수십년에 걸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학계 의견을 전했다.
오하이오대의 빙하학자인 이언 호워트는 "그린란드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가 될 것"이라며 "그 카나리아는 현시점에 이미 거의 죽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린란드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타격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지역이며 실제로 심각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북극 기온은 최근 30년간 다른 곳보다 2배나 빠르게 상승해 이를 둘러싼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 가설은 초미의 관심사다.
육지뿐만 아니라 북극의 바다 얼음도 올해 7월 40년 만의 최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에 바닷길이 새로 생겨 북극이 운송로, 자원채굴의 요충지로 돌변하면서 강대국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사태까지 뒤따르고 있다.
오하이오대의 빙하학자 미켈레 킹은 "극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극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킹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것은 그린란드 대륙빙하 복원이 아니라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이 우리 공동체, 기간시설, 가정, 군사기지에 미치는 영향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