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정부가 반정부 세력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한 가운데 16일 수도 방콕 도심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간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정부 단체 '자유 청년'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방콕 민주주의 기념비 인근에서 개최하는 집회에 1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전날 폭동 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유명 반정부 활동가인 빠릿 치와락도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입헌군주제 찬성파인 직업학교 학생들이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를 비판하는 언행이 나오면 녹음 또는 녹화해 당국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경찰은 집회 현장 주변에 경력 600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태국에서는 지난달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 이후 처음으로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정부 집회가 열린 뒤 한달가량 군부 제정 헌법 개정, 의회 해산 및 총리 퇴진, 반정부 인사 탄압 금지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군부정권이 2017년 개정한 헌법은 정부가 상원의원 250명을 지명하고, 총리 선출 과정에 국민이 뽑은 하원의원과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군부의 장기집권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민정이양을 위한 총선을 거치면서 군부 연립정부 참여 정당과 반군부 정당의 하원 의석수는 8석 차이였으나, 군부정권을 이끈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상원의원의 몰표를 받아 재집권했다.
이 같은 문제 등을 지적하는 반정부 집회가 점차 확산하자 당국은 지난 7일 반정부 활동가인 아논 남빠와 파노퐁 찻녹을 체포했다가 보석을 석방한 데 이어 14일 대학생 활동가인 빠릿을 체포한 뒤 보석으로 풀어줬다.
또 반정부 집회에 참여한 학생과 활동가 15명의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탄압을 본격화했다.
뜨라이수리 따이사라나꾼 정부 부대변인은 "쁘라윳 총리는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련해 젊은이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일부 활동가들의 요구는 너무 멀리 나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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