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샤 전 중앙당교 교수, 공산당에서 축출도 당해
미국 체류 중…"남자 아니라 성매매 혐의 못 씌워"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과 공산당을 '마피아 보스'와 '정치 좀비'라고 비판한 전직 교수가 공산당에서 축출당하고 퇴직 연금까지 박탈당했다.
18일 환구망에 따르면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차이샤(蔡霞)는 "심각한 정치 문제가 있으며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란 명목으로 이런 처벌을 받았다.
중앙당교는 중앙기율감찰위원회와 합동 조사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날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올해 68세인 차이 전 교수는 오랫동안 공산당을 비판하고 정치 자유화를 요구해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프랑스 RFI 방송 중문판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 6월 온라인에 전파된 녹취에서 시 주석과 공산당을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한 사람 주변을 도는 '정치 좀비'가 됐다고 지적하고 시 주석을 마피아 보스에 비유했다.
그는 또 시 주석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뒤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한 부동산 거물 런즈창(任志强)을 옹호하는 글을 지난달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서도 시 주석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 것을 대담하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위챗(微信·웨이신) 계정에서 당적 박탈에 대해 "민중의 대열로 돌아온 것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직 연금 박탈에 관해서는 "정치적 관점과 퇴직연금은 별개 문제다. 43년간 일하고 퇴직연금을 받는 것은 내 권리인데 그들이 이 권리를 빼앗을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차이 전 교수는 자신이 미국에 무사히 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서 지도부 비판적으로 잘 알려진 지식인이다. 특히 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속 기관으로 관리들을 교육하는 중앙당교에 재직해 더욱 주목받았다.
한편, 지난달에는 법학자 쉬장룬(許章潤)이 시 주석의 절대권력을 비판한 뒤 체포됐다가 칭화대학 법대 교수에서 해임됐다. 쉬 전 교수는 성매매 혐의를 받았다.
차이 전 교수는 이날 "나는 남자가 아니라 그들이 성매매 혐의를 뒤집어씌우지도 못한다"고 비꼬았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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