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스마트폰 내장 센서로 술 취했을 때 걸음걸이 변화 측정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팀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로 걸음걸이 데이터를 분석해 과음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의대 브라이언 서폴레트 박사는 19일 국제학술지 '알코올·마약 연구 저널'(JOURNAL OF STUDIES ON ALCOHOL AND DRUGS)에서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을 휴대한 채 걷게 하는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폴레토 박사는 "대학시절 친한 친구를 음주 운전 사고로 잃었고 응급의학 의사로서 수많은 알코올 관련 부상들을 치료했다"며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과도한 음주와 관련한 부상과 죽음을 막기 위한 디지털 개입 방법을 실험해왔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22~44세 지원자 22명을 대상으로 마셨을 때 혈중알코올농도 0.2% 정도에 해당하는 보드카 혼합음료를 한 시간 안에 마시게 한 다음, 7시간 동안 매시간 호흡 방식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으로 걸음걸이 변화를 조사하는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에게 음주 후 등 아래쪽에 스마트폰을 벨트로 고정한 채 직선으로 10걸음을 걷고 뒤로 돌아 다시 10걸음을 걷게 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는 걸을 때 가속도와 좌우·상하·전후·움직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스마트폰의 걸음걸이 분석으로 참가자들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미국 운전 제한수치인 0.08% 이상일 경우 90%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폴레토 박사는 "이 통제된 실험실 연구는 음주로 인한 몸의 기능 손상을 확인하는데 스마트폰이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을 손에 들거나 주머니에 넣고 있을 때도 과음 여부 판별이 가능한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개념증명을 위한 소규모 실험이지만 이 결과를 활용하면 향후 스마트폰으로 알코올 관련 신체 기능 문제를 원격으로 감지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폴레토 박사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강력한 센서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이것을 공중보건을 위해 활용할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음주 문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하는 것은 음주를 줄이고 음주 운전을 하지 않게 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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